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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2

비춰볼 결심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저출생 극복과 출산 장려를 위한 정책을 펼쳐 왔다. 쏟아부은 예산만 2006년부터 2022년까지 280조 원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은 갈수록 텅텅 비고 이제는 대학 폐교도 모자라 군부대까지 해체·통합되고 있다. 30년 동안 애써왔지만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인 0.78명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는 그 무엇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흐름 가운데 하나가 저출산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나라 자체가 소멸하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이민밖에 없다. 새로운 사회구성원이 태어나지 않으면, 나라 바깥에서 구해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정치..

빌어볼 결심

40년 전 1982년 서울의 한 대학에 들어갔다. 처음 보는 서울은 신세계였다. 나는 어리숙하고 가난한 촌놈이었다. 속에 가득한 열등감을 숨기려고 겉으로는 오만을 떨었다. 그때는 그것이 나의 남루함과 초라함을 가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시인 지망생이었지만 문학 동아리에는 부끄러워서 가입하지 못했다. 동아리가 두 개 있었는데 얄팍한 실력이 들통날까 봐 얼쩡거리기만 하고 말았다. 반면 같은 불문학과 동기 성우제는 잘 나가는 문학회의 멤버였다. 나는 술을 많이 마시고 우제는 적게 마시는 차이는 있었지만 우리는 참 잘 지냈다. 나는 어릴 적부터 피동적이었다. 유신 교육이 결정적이었다. 그때 초·중·고는 폭력이 의사소통의 수단이었고 멸시가 교육의 방법 가운데 하나였다. 선생과 선배는 말 그대로 ‘하느님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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