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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3

훤주라는 내 이름이 '흰주'라고 불릴 때

제 이름은 훤주(萱柱)입니다. '훤'은 '원추리'라는 야생풀을 뜻하고 '주'는 '기둥'을 이릅니다. 저는 제 이름에 그럭저럭 불만이 없는 편이지만 석연찮거나 속이 상하는 구석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제대로 발음을 하지 못할 때는 속이 좀 상했습니다. 이제 돌아가신지 25년이 됐지만 할아버지께서는 제 이름을 당신 손으로 지어놓으시고도 발음은 제대로 하시지 못했습니다. '훤주'라 하시지 못하고 언제나 '훈주', '훈주'라 하셨습니다. 1. 은행 창구 직원은 "김흰주씨"라 부르고 물론 제가 이런 것 때문에는 속상해하지를 않습니다. 그런 정도는 참을만하다는 말씀입니다. 옛날 은행 창구에 통장을 맡기고 기다렸다가 이름을 부르면 찾아가 돈을 받거나 넣거나 하는 시절 일입니다. 은행 창구 직원이 제 이름..

어머니 덕분에 택배 기사 이름을 입력했다

자기 일 때문에 택배 서비스를 자주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 손전화에는 택배 기사 손전화 번호가 들어가 있습니다. 필요할 때 ‘ㅌ’하고 ‘ㅂ’을 찍으면 바로 연락이 되도록 말입니다. 택배 기사에게서 명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를 자기 손전화에 집어넣고 주인 이름을 ‘택배기사’라 적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번호를 물끄러미 바라볼 일이 생겼답니다. 여태껏 이른바 그루핑(grouping)하지 않고 전화번호를 그냥 마구 집어넣었다가 이번에 틈이 나서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 하더군요. 그이는 ‘택배기사’를 ‘거래처’ 그룹으로 분류해 넣었답니다. 그러는데, 그야말로 아무 까닭 없이, 어머니가 떠오르더랍니다.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말입니다. 어머니는 학교 문턱도..

언론노조에 정명(正名)운동이 필요하다

언론노조를 산별 단일노조답게 만드는 일을 두고 대부분은 그 첫걸음이 ‘조합비’에 있다고들 말합니다. 본조와 본부.지부.분회 사이에 문서가 활발하게 돌아야 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지부장 노릇을 한 해 반가량 하면서 느낀 바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합비뿐 아니라 제 이름 부르기도 중요 조합비를 규약에 맞게 거둬서 규약에 맞게 출납을 하는 문제는 그야말로 크고도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안임은 분명합니다. 본부.지부.분회들에서 급여 총액 1%를 조합비로 거둬 본조에다 통째로 들인 다음, 그 20%를 교부금으로 받아 써야 합니다. 그리고 문서가 제대로 만들어져 왕성하게 유통되는 일도 물론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 조합비나 문서 유통 문제와 견줘 볼 때, 크기에서는 작고 중요한 정도에서도 하찮다고 할 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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