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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16

곽재우 이병철 생가 탐방과 세월호 유병언

며칠 전 의령에 갔더랬습니다. 담장과 건물이 모두 의젓한 정곡면 중교마을 이병철 생가도 들르고 현고수와 은행나무가 장한 유곡면 세간마을 곽재우 생가도 들렀습니다. 30분 남짓씩 머물렀는데 그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의병장 곽재우 생가를 찾는 발길은 드문드문 이어졌습니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이병철 생가는 보수 공사로 공개조차 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찾았습니다. 곽재우는 임진왜란이 터지자 본가·외가 재산을 모두 털어 의병을 모으고 전투에 나섰습니다. 기강나루전투와 정암나루전투에서 왜적을 무찔러 낙동강 서쪽 영남 내륙과 호남을 지켜냈습니다. 원래부터 본거지였던 의령은 물론 창녕·합천 등지에서도 용맹을 떨쳐 그이와 관련된 숱한 전설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란이 끝난 뒤 행적 또..

의령 사람들은 좋겠다 잣나무 둑길 있어서

25일 창원교통방송에서 얘기했던 원고입니다. 이번에는 여름철에도 걷기 좋은 의령 잣숲 둑길을 소개해 올렸습니다. 의령에 가면 아주 걷기 좋은 길이 하나 있습니다. 잘 가꿔져 있고 양쪽으로 잣나무가 심겨져 있어 줄곧 그늘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햇볕 따가운 여름에도 좋고 어쩌다 비가 조금씩 내릴 때도 큰 불편 없이 걸을 수 있답니다. 시작은 가례면 운암리 평촌마을 은광학교 있는 데서 조그만 개울 가례천을 따라 내려가면 마주치는 의령천 제방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의령읍 중동리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곽재우 장군을 모시는 충익사까지 3.5km가량 멋진 길이 이어집니다. 우레탄으로 만든 자전거길과 흙을 깔아 만든 사람 걷는 길이 나란히 나 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양쪽으로는 나이어린 잣나무가 5~6m 높이로..

가본 곳 2014.07.29

의로움을 따라가는 문화유산 여행길

탐방 루트 모산재 영암사지→14.4km 괴정 쉼터(삼가면 두모리)→2.5km 삼가장터(기양루·삼가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삼가향교)→9km 걸어서 2시간 남명조식선비길(둑길)→바로 옆 조식생가터→18.6km 의령 충익사→19.7km 곽재우 생가→3.1km 안희제 생가→15.1km 보덕각·쌍절각→21.3km 망우정 영암사지 명물 석등을 지켜낸 동네 사람들 합천 영암사지(陜川 靈岩寺址:사적 제131호)는 황매산 남쪽 기슭에 있는 절터랍니다. 절터 앞에 서면 우선 모산재에서 뿜어내는 기상에 압도됩니다. 망한 절터에서 뿜어져나오는 을씨년스러운 기운 따위는 없습니다. 대신에 씩씩함이 느껴진답니다. 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과 삼층석탑(보물 제480호) 그리고 귀부(보물 제489호)는 절터에서 나온 건물 받침돌,..

가본 곳 2014.06.23

모자라고 허술하지만, 책을 한 권 냈습니다

제가 이번에 책을 한 권 냈습니다. 부산에 있는 지역 출판사 '산지니'에서 냈습니다. 걷는 이야기이고 시내버스 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걷고 타고 하면서 만나고 부대낀 길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8년 을 낸 지 4년만입니다. 은 부제가 '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였습니다. 습지를 습지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사람의 세상살이와 관련지어 습지에 새겨져 있는 사람들의 가로세로 숨결을 잡아내 보려고 애썼습니다.(물론 전문 서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번에 펴낸 책은 제목이 입니다. 물론 모자라는 구석이 많습니다. 게다가 여행 서적이라면 이미 차고 넘칠 만큼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 책이 작으나마 보람이 있다고 여기는 까닭이 제게는 있습니다. 지금 여행에서 대세는 자가..

가본 곳 2012.06.20

멋진 낙동강 비리길 팽개치면 직무유기다

창녕 남지뿐 아니라 의령에도 낙동강 비리길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썩 괜찮은 길입니다. 지정면 유곡리 백산마을에서 성산마을까지 5km남짓 거리입니다. 백산마을 들판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자기가 여기 시집 온 지 50년이 넘었는데, 옛날에는 이 비리길을 통해 창녕 남지장(2·7일)을 보러 다녔다고 했습니다. 할머니의 젊은 시절 장 보러 가는 길은 이랬을 것 같습니다. 먼저 장닭이나 푸성귀처럼 내다 팔 물건을 쟁여서 지거나 입니다. 다음 낙동강을 따라 열려 있는 비리길을 탑니다. 성산마을 와서는 기강(岐江=거름강)나루에서 강을 건너 동쪽 창녕군 남지읍 용산마을로 들어갑니다. 다시 들판을 가로지르고 학계마을을 지나 남지장에 듭니다. 아침에 이렇게 갔다면 점심이나 저녁 때는 간 길을 되짚어 나오기 마련이겠습니다...

가본 곳 2011.12.29

막새가 왜 이렇게 여러 가지일까?

경남 의령 가례면에 가면 덕곡서원이 있습니다. 덕곡서원은 퇴계 이황을 모시고 기린다고 합니다. 알려진대로 퇴계 이황은 동시대인 남명 조식과 함께 조선 중기 경상도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선비였습니다. 그런데 여기 지붕에 놓인 막새들은 모양이 매우 여러 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한 번 눈에 담고 다시 보니 정말 다양했습니다. 막새는 기와를 이어 나가는 끄트머리에서 마감을 하는 기와를 말합니다. 비가 내려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해서 집짓는 데 쓰인 나무가 썩지 않도록 합니다. 또 그 표면에는 이런저런 모양을 그려서 삿된 기운의 범접을 막는 노릇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 이 모양들은 무슨 뜻일까요? 아니면 별 뜻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한 자리에서 이렇게 여러 가지 막새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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