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모친상 조문을 갔다가 특이한 것을 보았습니다. '조문보'라는 것이었는데요. 고인 박봉순(1922~2015) 여사가 어떤 분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조문객들이 알 수 있도록 소개한 A4 한 장짜리 인쇄물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장례문화는 '고인이 배제된' 행사로 전락해버린 측면이 많죠. 많은 조문객이 모이긴 하지만, 정작 돌아가신 분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오로지 남아 있는 상주와 관계에만 관심이 있죠. 그래서 이날 빈소에서 배포된 이 조문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A4를 두 번 접은 표지격 페이지에는 이렇게 고인의 영정이 있습니다. 펼치면 고인의 약전(略傳)이 이렇게 나옵니다. 어디에서 몇째 딸로 태어나 몇 살에 남편을 만나 몇남 몇녀를 두었고, 남편을 마흔 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