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윤상원 2

‘님을 위한 행진곡’은 박물관에나 보내자

‘님을 위한 행진곡’이 있습니다. 저처럼 80년대 초반에 운동을 시작한 이들에게 이 노래는 거의 DNA 같은 무엇이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이 노래와 저와 운동은 떨어지지 않는 하나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님을 위한 행진곡’이 불편해졌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던 90년대 초반이지 싶습니다. 노래를 불러도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었습니다. ‘운동권’ 일부의 선민(選民)의식에 문제를 느낀 시점과 비슷합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노랫말을 꼼꼼하게 뜯어보면 ..

민주주의가 진전되면 항쟁은 잊혀진다?

‘예언자는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말씀을 예수께서 하셨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습니다. 제게는 이 말이, 어름하게 아는 사람(=고향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값어치(=예언자)가 인정받지 못한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데 버팀돌 디딤돌 노릇을 했던 80년 5월 광주 항쟁을 진지하게 다룬 책들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뜻도 있고 가치도 퍽이나 있는 이런 책들은 어째서 잘 팔리지 않을까요? 민주주의가 진전되면 민주 항쟁의 역사는 잊혀진다?지난달, 생애 처음으로 ‘5월 광주’를 찾았을 때 황풍년 편집국장이 있는 전라도닷컴 사무실을 들렀습니다. 들어가 커피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사무실 뒷벽 책장을 보니 한 가지 책이 수 백 권 꽂혀 있었습니다. 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