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억새

합천, 밝고 씩씩한 폐사지와 드넓은 억새 평원 사람들은 합천이라 하면 가야산과 해인사만 있는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사람들은 합천 황매산이라 하면 봄철 평원에 펼쳐지는 철쭉꽃만 아름다운 줄 압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모산재 엄청난 바위산의 기운을 그대로 머금은 폐사지 영암사지도 씩씩하면서 멋지고, 황매산 또한 봄 철쭉 못지않게 가을이면 평원을 가득 메우는 억새가 대단합니다. 지난 11월 6일 아침 일행과 함께 가을이 저물어가는 즈음 합천을 향해 나섰습니다. 모산재 아래에 있는 영암사지와 새로 내고 단장한 기적길이 있는 황매산을 찾아서였습니다. 원래는 40명으로 한정했지만 어쩌다 보니 버스 한 대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돼서 7인승 자동차를 서둘러 동원해야 할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폐사지 같지 않은 망한 절터, 영암사지 한 바탕 소.. 더보기
화왕산 억새밭 원래 모습과 관룡사의 괴수 1. 화왕산 억새밭 불타기 전 원래 모습 컴퓨터를 뒤적거리다 보니 2001년 11월 찍은 창녕 화왕산 억새 사진이 나왔습니다. 말없이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억새가 되쏘는 햇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에는 억새나 갈대가 그냥 푸석푸석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때 사진을 찍으며 억새도 꽤나 줄기가 단단해 물은 말할 것도 없고 햇살조차 스며들기 어려울 정도임을 조금 눈치 챘습니다. 이 빛나는 사진을, 올 정월 대보름에 사람까지 숨지는 참사와 함께 불타버린 화왕산 모습과 견줘보고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억새 속에 깃들어 있었을 다른 목숨·생명들도 많이 사라졌습지요. 아래는 지난 2월 9일 정월대보름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 이후의 현장입니다. 그래도 저것들 뿌리까지 타지는 않았으니까, 올 가을에도 나름대.. 더보기
비실비실 소나무에 솔방울 많은 까닭은 아침 일찍 산에 갔습니다. 날씨가 흐렸습니다. 이른 시간대다 보니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산길은 호젓하기만 했습니다. 으스스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꼬이는 산길을 따라 걷다가 등성이를 하나 넘으니 내리막길이 나왔습니다. 이제야 고개 들고 나무들을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가다 보니 군데군데 솔방울 잔뜩 달고 있는 소나무들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웅장하지 못하고 이파리가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아픈 모양입니다. 옛날 같으면 ‘뭐 저렇게 비실거리면서도 열매는 참 많이 매달고 있네, 이상도 하지. 나무한테도 무슨 욕심이 있나?’ 이랬겠습니다만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2002년과 2003년 우리 ‘경남도민일보’에 ‘최송현의 숲과 나무’를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부산대학교와 통합.. 더보기
벌써 새싹 돋은 화왕산 참사 불탄 자리 1. 화왕산 억새밭은 사람들 놀이터? 사람들에게 화왕산은 관광지고 놀이터였습니다. 사람들은 좀 더 즐겁게 놀아보려고 1995년부터 화왕산 꼭대기에다 불을 지르기 시작했습지요. 반대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청에 묻혀 버렸습니다. 2월 9일 정월 대보름 화왕산 억새 태우기로 말미암은, 5명이 숨지고 60명 남짓이 다친 참사의 원인은 바로 자연 생태계를 놀이터로만 여긴 데에 있지는 않을까요? 만약(이제 와서 이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만), 숱한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또 자연물들이 어울리는 보금자리로 여겼다면 여기다 불을 지르겠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을 테니까요. 지난 15일 일요일 아침, 화왕산 불탄 자리에 올라가 봤습니다. 한 시간 남짓 올라가면서 거기 살았던 생명체와, 생명체는..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