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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2

노인들이 윗채 놔두고 아랫채 쓰는 까닭

저는 취재차 시골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이 많은데요, 요즘 날이 추워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번듯한 윗채를 그대로 비워둔 채 낡고 다 쓰러져 가는 아랫채 쪽방에서 기거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더라는 겁니다. 처음엔 이상한 생각도 했습니다.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아랫방으로 쫓겨났나? 아니면, 그냥 사랑방에 있는 게 익숙해서…? 그런데, 어느날 하루 해가 지고 난 뒤 어두운 시간에 한 어르신을 찾아뵈었는데, 거기도 아랫채에 기거하고 계시더군요. 윗채는 아예 불도 꺼져 있었고, 할머니도 아랫방에 함께 계셨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계신 상황이라면 제가 짐작했던 이유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제서야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왜 윗채를 놔두고 여기 아랫방에 계세요?"..

지붕에서 자라는 소나무, 와송 보셨나요?

여행은 새로운 걸 접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어제 호두나무에 이어, 역시 함양에서 처음으로 와송(瓦松)이라는 걸 봤습니다. 기와 와(瓦)자에 소나무 송(松)이죠. 이름처럼 오래된 기와지붕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일종이라더군요. 암에도 효험이 있어 한방 약재로도 쓴다고 하더군요. 함께 갔던 일행의 말씀에 따르면 산청이나 함양의 재래시장에서 와송을 파는 할머니들도 있다는군요. 저는 왜 이걸 마흔 여섯해동안이나 못봤을까요? 제가 자랐던 동네에는 이게 없어서일까요? 실제 저희 뒷집도 기와집이었지만 와송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있긴 있었는데, 제 관찰력이 부족해서일까요. 어제 본 와송은 슬레이트 지붕이었는데도, 용머리에 기와가 얹혀 있는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담벼락 위에도 기와가 얹혀 있더..

가본 곳 200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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