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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6

<습지에서 인간의 삶을 읽다> 에필로그

멀리서 보는 습지는 아름답다. 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이 습지를 얼마나 함부로 대하는지 그 흔적들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습지 탐방은 우리 인간이 망가뜨린 적나라한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해안에는 그물, 브이, 유리병, 페트병 따위가 밀려온 파도 끝에 수북이 매달려 있다. 냇가에는 수풀더미로 대충 눈가림을 하고 있는 쓰레기더미가 쌓여있고, 낚시꾼들이 버린 찌, 바늘, 밑밥, 라면 따위는 흐물흐물 습지 속으로 녹아든다. 냉장고, 텔레비전, 전축, 선풍기, 밥솥 등 온갖 가전제품이며 자전거, 타이어, 의자, 소파, 찬장, 씽크대, 침대매트, 옷가지, 과자 봉지, 포장용 스티로폼 등 인간이 버린 온갖 잔해들이 패잔병처럼 구석구석 널브러져 있다. 어디 그뿐이랴! 농사용 비닐은..

홍준표 막말에 대한 일부 미러링

1. 즐겁지 않은 홍준표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입에 올리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은 필요하지 싶고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그의 수많은 막말을 미러링해보자. 그가 숨기고 싶은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날 수도 있다. "민주당 1등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 했다. 이를 홍 지사에 맞추어 재구성하면? "자유한국당 1등 후보는 불법 정치자금 먹고 유죄판결 나면 자살을 검토할 사람이다." 이번 서울고법 항소심 무죄 판결 취지는 '받은 적이 없다'가 아니라 '받았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이니까. 1억원 전달자는 오랜 기간 단 한 번도 자기 증언을 뒤집은 적이 없으니까. 2. 개로 시작해 쓰레기로 끝났다"노무현정권은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났다"고도 했다. 거울에 비추면? "홍준표 경남..

광암 등대에서 해일 필요성을 생각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항을 3월 9일 찾았습니다. 단행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사진을 찍으려고 갔습지요. 다른 데랑 뚜렷하게 차이가 나도록 썩 빼어난 풍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럴 듯한 바다와 횟집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다시 등대를 찾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등대는 언제나 그럴 듯한 그림을 만들어 내면서 무언지 모를 아련한 느낌을 찾는 사람들한테 안겨줍니다. 조그만 배 한 척이 붉은 빛을 바다로 뿌리며 뉘엿뉘엿 지고 있는 해를 뒤로 한 채 물살을 가르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또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다가 등대가 서 있는 방파제 끝자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방파제 바깥쪽에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잔뜩 놓여 있었습니다. 네 가지 방향으로 뭉툭하게 튀어나온 물건인데 파도..

내부 비리 고발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이런 분이 많아져야 합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나 자기가 듣고 본 일이 불법이거나 양심에 어긋나는 것인데도 그대로 참는 대신 용기있게 나서서 밝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합니다. 지금은 아직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못해 자기가 맡은 일을 계속할 때는 못한다 해도, 이처럼 그만두고 나서는 곧바로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발하고 나서면 적어도 같은 잘못이나 비리가 같은 공간에서 되풀이되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했습니다.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창원시 진해구에서 일했던 계약직 청소 직원 박성길(56)씨. 박씨는 지난 12일 진해 덕산매립장에 폐가구류도 불법으로 파묻혀 있다고 밝혔습니다. 덕산매립장..

소각 않고 생활쓰레기 묻은 진해매립장

2010년 12월 26일 창원시 진해구 덕산동 덕산매립장을 찾았습니다. 생활쓰레기를 소각하지 않은 채로 직매립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가서 보니까 과연 그랬습니다. 대부분이 불에 타는 것들이었고 불에 타지 않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매립장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소각을 한 다음 매립하는데도 여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각 잔재물은 두 무더기만 눈에 띄었고 나머지는 곳곳에 널린 생활폐기물뿐이었습니다. 심지어 '타는 쓰레기 전용 봉투'에 그대로 들어 있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타는 쓰레기인 폐비닐이 대부분이었고 전자 제품 포장재로 쓰인 듯한 폐스티로폼도 있었으며 공공근로 등을 통해 '재활용 마대'에 담아 놓은 쓰레기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무 통, 플라스틱, 나무..

우리가 싼 똥은 어디로 갈까요?

1. 마산에는 공인된 똥바다가 있다 마산시 덕동에 가면 마산시 환경시설사업소가 있답니다. 이른바 환경기초시설인데, 덕동만 갯벌 일부를 크게 매립한 위에 지은 것입지요. 여기서는 쓰레기(폐기물)와 하수(下水)와 똥오줌(분뇨)을 모두 처리합니다. 마산에서 사람들이 먹고 쓴 다음 버리거나 내지르는 것들은 대체로 여기를 거쳐간다고 보면 됩니다. 집안에서 나온 것들은 그렇다 치고, 길가에 흘리거나 아니면 빗물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겠는데, 그런 것도 죄다 빗물관 등을 통해 여기 환경시설사업소로 들어옵니다. 고정된 형체가 있는 쓰레기들은 여기에 매립이 됩니다. 하수에 들어 있는 찌꺼기들도 걸러져서 따로 처리가 됩니다. 똥이나 오줌 또한, 압축하는 등으로 물기를 빼내고 남은 물질은 슬러지로 처리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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