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5시 20분, 잔업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공장 화장실 입구 게시판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7년째 자동차부품 포장공으로 일해온 김수경(45·가명) 씨도 무심코 사람들 틈에 끼여 게시판을 올려다봤다. 붙어있던 7명의 해고자 명단 중 자기 이름이 가장 크게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둔기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휘청거렸다. 그리고 이내 배신감이 치밀어올랐다. 그 길로 반장을 찾아갔다. "내가 왜! 하필 내가 왜 잘려야 하나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반장은 말을 흐렸다. "사정이 그렇게 됐어요. 회사 사정이…." 이번엔 사무실로 상무님을 찾아가 통사정을 했다. "상무님, 제발 3년만 더 일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우리 애들 졸업할 때까지 3년만…." 엉엉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