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아주 좋아하지만, 두주불사, 주종불문형은 아니다. 소주 이외의 다른 술은 잘 마시지 못한다. 특히 맥주를 마시면 마치 위가 물을 넣은 고무풍선이 된 것처럼 무거워짐을 느낀다. 걸으면 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10여 년 전 사상의학에 대해 좀 아신다는 한 교수님이 진맥을 해보시더니 "술은 맥주보다는 독주가 체질에 맞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위스키 같은 양주는 이상하게 입맛에 맞지 않는다. 특유의 냄새가 싫다. 그래서 결국 가장 내 입맛에 맞는 것은 소주 뿐이다. 외국에 나가봐도 소주만큼 좋은 술은 없다. 일본소주는 닝닝한데다 쓴맛밖에 느끼지 못해, 어쩔 수 없이 1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한국 관광소주를 사 마시기도 했다. 그나마 중국은 북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