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능 닷새 앞두고 치른 소등식 밤 10시 남짓 돼서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 녀석이 집에 들어왔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이른 때인지라 제가 아들에게 “웬 일이야?” 물었겠지요. “아빠, 오늘 마지막 모의고사 쳤는데 잘 나왔어요. 그리고 아마 끌 소(消) 등불 등(燈) 같은데, 소등식도 했어요. 아니 하지는 않았지만 한 셈 치기로 하고 마쳤어요.” 제가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있으려니 아들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5시 모의 수능 치고 바로 소등식 하고 학교 마쳤어요. 학교 마치고 독서실 갔다 오는 길이에요.” “앞으로는 보충 수업도 없고 야간자율도 없어요. 이제 7교시만 마치면 바로 학교 끝나요.”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수능이 1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