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세월호 11

이제 왕국을 허물고 민국을 세울 때가 되었다

삼강행실도의 무시무시한 그림들 거제 칠천량해전공원 전시관에 가면 무시무시한 그림들이 있다. 조선시대 삼강(三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열녀도들이다. 에서 가져왔다. 삼강은 알다시피 임금에 대한 신하의 도리, 남편에 대한 아내의 도리, 어버이에 대한 자식의 도리 셋을 이른다. 주인은 임금과 남편과 어버이다. 종속된 것은 신하와 아내와 자식이다. 는 광해군 시절 만들어졌다. 앞서 세종 때는 , 중종 때는 가 만들어졌었다. 광해군 시절은 임진왜란이 끝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다. 임진왜란은 참혹한 전쟁이었다. 그래서 충신·효자·열녀가 많이 배출되었다. 열녀·충신·효자가 많은 시절은 살기 팍팍한 시절이었다. 살아남기 위하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절이었다. 그림을 보면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저절로 알게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선후보 4명의 확연한 입장 차이

우리는 모두 세월호에 빚지고 있다. 박근혜 파면과 구속도 어쩌면 세월호로부터 시작되었을 지 모른다. 그 결과로 대한민국은 지금 촛불대선을 치르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 4명이 4월 16일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세월호 3년 기억식에 참석해 각각의 세월호 관련 공약을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3년 우려먹었으면 됐다"며 불참했다. 참석했다 하더라도 그에게 세월호 관련 공약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 하다. 참석한 4명의 후보 발언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구체적인 공약을 비교해봤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유가족과 추모객들에게 박수를 받았고, 안철수 후보는 야유를 받았으며, 유승민 후보에겐 무반응이었다. 문재인 더불..

경남신문의 베껴쓰기 넘은 훔쳐쓰기

나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다. 경남신문 기자들과 같은 업계에 종사한다는 말이다. 나름 사정도 짐작이 되고 여러 어려움도 같이 느낀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3월 26일 일요일 사람 만날 일이 있어 마산 창동 한 카페에 갔다. 시간이 남았기에 거기 있는 경남신문(3월 24일 금요일치)을 뒤적이다가 4면에 눈이 머물렀다. 이런저런 기사들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모두 아홉 꼭지였다. 한 기자가 그 가운데 네 꼭지를 썼다고 되어 있었다. 비중이 높은 머리기사와 두 번째 기사와 세 번째 기사 그리고 조그만 기사 하나가 그이의 몫이었다. 머리기사는 어느 지역에서 일어난 일인지 적혀 있지 않았다.(아마 호남?)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사는 발생 장소가 서울과 대전으로 서로 달랐다. 기자 한 명이 두 현장을 동시에 찾아갔고..

세월호 2주기 창원추모제 직후 폭우가 쏟아졌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 추모문화제가 16일 오후 성산구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렸다. 앞서 열렸던 마산 창동추모제와 진해 추모제 모두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날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모처럼 나도 참석했다. 주최는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추모위원회'였는데, 70여 개 문화단체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위원회라고 한다. 참여한 시민들은 경남교육연수원, 만남의광장, 장미공원에서 출발해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4.16km를 걸어서 행사장까지 왔다. 줄잡아 300~400여 명은 되어 보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노란색 옷을 입었고, 노란색 우산을 들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김유철 시인이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라는 추모시를 낭송했다. 시 전문은 다음과 같았다. "타서는 안 될 배 / 출발해서는 안 될 배 /..

세월호 '잊지 않을게' 스티커 붙인 고급승용차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27일 저녁 채현국 어른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전라북도 교육청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 중 명사초청 특강이었는데요. 강연에 앞서 효자동에 있는 한 시래기국 전문식당에서 시래기국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에는 특강을 주최한 전북교육청 김승환 교육감도 강사인 채현국 어른 영접차 함께 했습니다. 밥을 먹은 뒤 밖에 나왔는데 식당 앞에 세워져 있는 검은 고급승용차가 눈에 띄었습니다. 뒤쪽 유리에 '잊지 않을게'라는 노란 스티커가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구 차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다가가보니 운전기사가 앉아 있더군요.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관용차량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북교육청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관용차량에 이 스티커를 붙였다더군요. 잠시 후 채현국 어른과 김승환 교육감이 나와 뒷좌..

세월호 엄마, "해병대 참사 남일로 여겼더니"

제가 알기로, 우리 큰형은 나이 스물 되는 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막내인 제가 대여섯 살 때 일어난 일이라 제 기억 속에서는 큰형이 어디에도 없을 정도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큰형 세상 떠난 지 10년 20년 30년 40년이 됐을 때도 큰형 생각하면서 눈물지었고 때로는 눈가가 짓무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다시 봤습니다. 2015년 4월 15일 오전,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였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숨을 거둔, 경기도 안산 단원고 박성호 학생의 어머니 정혜숙씨였습니다. 속으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정혜숙씨는 그러나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연재를 찾아봤습니다. 2014년 6월 24일치 1면에 나와 있더군요. “‘사제’ 꿈꿨던 박성호군”. “화가 나면 ..

봄날 부석사 수학여행 아이들이 짠하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지원하고 경남풀뿌리환경교육센터와 경남도민일보가 함께 진행하는 '2015 경남도민 생태·역사기행'은 올해로 4년째입니다. 습지의 아름다움과 유용함을 사람의 삶과 역사·문화 현장에서 찾아보고 이를 누리는 한편 널리 알리는 데 취지가 있습니다. 습지 또는 생태가 저 홀로 떨어져서 별개로 존재하지 않고 오랜 옛날부터 사람과 어울리면서 공존해 왔음을 발품으로 체득하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올해 경남도민 생태·역사기행 첫 걸음은 경남도민일보 자유로운광고 등을 통해 함께할 이들을 모은 다음 4월 8일 경북 영주 부석사와 소수서원으로 떠났습니다. 부석사와 소수서원은 널리 알려져 있는,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찾았음직한 명승고적입니다. 고등학생 수학여행도 많아서 이 날도 부석사와 소수서원은 경기..

가본 곳 2015.04.15

한국언론의 일상이 된 '받아쓰기' 그 연원은?

‘받아쓰기.’ 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정확한 맞춤법과 띄어쓰기, 문장을 익히기 위해 선생님이 불러주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학습방법이다. 말의 내용에 대한 의심은 필요 없다. 그저 잘 받아쓰기만 하면 100점을 얻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론보도가 그랬다. 그러나 결과는 빵점이었다. 언론 역사상 길이 남을 대형 오보가 쏟아졌다. 300여 명의 원통한 희생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의 첫 오보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였다. 경기도교육청과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한 결과였다. 한국 언론의 참사였다. 문제는 이런 ‘받아쓰기 오보’가 세월호 참사에서 어쩌다 생긴 우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처럼 만천하에 밝혀진 대형 오보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눙치고 넘어가는 ‘받아쓰기 오보’는 한국 언론에서..

"박근혜가 세월호를 자빠뜨맀단 말이가!"

지방선거가 있던 6월 4일 저는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여자분들이었습니다. "박근혜가 무슨 죄가 있노! 세월호를 타라 캤단 말이가, 아이모 배를 자빠뜨맀단 말이가!" 맞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세월호를 타라 말하지 않았고 배에도 전혀 손대지 않았습니다. 다만 국가 원수로서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가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해내는 데서는 처참하게 무능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들은 지난해 노인기초연금 매월 20만원 지급 등 여러 공약을 깼어도 박 대통령 지지를 바꾸지는 않았을 사람들입니다. 6월 10일 박 대통령은 문창극 중앙일보 기자 출신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24일 아침에 자진사퇴를 한 모양이더군요. 그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어떤 논란이 ..

삼성재벌 불로소득과 노동자의 근로소득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 염호석씨가 자살했습니다. 자기가 살던 경남 양산을 떠나 강원도 정동진에 가서 죽었습니다. 해가 뜨는 그곳에 간 까닭을 염호석씨는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이 싸움 꼭 승리하리라 생각해서’라고 유서에서 밝혔습니다. 염호석씨가 소속돼 있는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금 파업에 들어가 있습니다. 노조 요구를 살펴봤더니 무척 단순했습니다. 생활임금과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사업장 위장 폐업을 철회하라는 정도였습니다. 염호석씨는 2010년 6월 삼성전자서비스 양산센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태 뒤 센터 사장이 직원 숫자를 늘리는 바람에 수리 건수가 적어져 월급으로 받는 수수료가 줄어들자 그만뒀다가 지난해 2월 다시 들어갔습니다. 보니까 ‘건당 수수료’가 문제입니다. 삼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