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집에서 나오는데 아파트 뜨락 무궁화나무 아래 풀에서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생긴 모습이 달래라고 착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무슨 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속으로 ‘이런 늦가을에 웬 일로 꽃을 피웠어?’ 여기며 눈길을 한 번 줘 봤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뜯어보니 옆에는 시든 꽃잎이 있었고 피어 있는 녀석도 새들새들, 말라 있었습니다. 아무리 양지바른 데라 해도 저무는 햇살까지 어찌할 수는 없나 보군, 이리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 집 아파트 발코니에 놓여 있는 달래 두 포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세 해 전, 지금 중2인 딸 현지랑 들판에 나갔다가, 우리 현지가, “우와! 예쁘당. 아빠, 저거 집에 데려가면 안 돼요?”, 웃으며 다그치는 바람에 캐어다 심은 것입니다. 이리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