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쟈 봄에는 안 갈란다 동백섬 지심도 안 갈란다 얻을 거보다 잃을 거 더 많은 붉은 나이를 보는 거 같아서 모가지 뚝뚝 부러진 길바닥의 저 슬픔 보기 싫어서 담방담방 물수제비뜨는 바닷새들 파도의 지루함 사이로 섬들의 이름을 부르는데 막 던져주는 자기 연민이, 한사코 밀어넣는 감정이입이 정말 싫어서 은쟈 봄에는 지심도 안 갈란다 두려움의 다리를 건너 용기를 배운다는데 웬 슬픔이 저리도 흔해 빠졌는지 참말로 은쟈 지심도 안 갈란다 -- '지심도' 전문. 이월춘 시인이 지난해 11월 새 시집 을 펴냈습니다. 아마도, 4월 13일 동백으로 이름높은 경남 거제 지심도를 다녀온 뒤끝인 때문인지 그이의 시 '지심도'가 제 눈길에 걸려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꽃이 폈다가 지는 그것을 두고, 그렇게 져서 길바닥에 널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