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 올라가던 1985년 1월 이런 구절을 담아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시대의 슬픔과 아픔에 몸부림친다면 도중에 쓰러져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그런 주제였습니다만. 하하. "눈의 내림이 아름다운 까닭은, 쓰러질 때와 똑 같은 모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없음이니…" ("눈의 내림이 '슬픈' 까닭은"이라고 하지 않고 "눈의 내림이 '아름다운' 까닭은"이라고 비틀어 말한 이유는요, 그래야 있는 그대로가 다 드러나는 대신에 생각과 짐작을 할 수 있게 하는 여백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밤부터 눈이 왔습니다. 눈이 뿌리기 시작할 즈음에 저는 통영에 가 있었습니다. 마산문인협회 이달균 회장을 만나 문학의 활로를 두고 말씀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이제 밤이 깊어지면서 굵어지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