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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13

벌써 새싹 돋은 화왕산 참사 불탄 자리

1. 화왕산 억새밭은 사람들 놀이터? 사람들에게 화왕산은 관광지고 놀이터였습니다. 사람들은 좀 더 즐겁게 놀아보려고 1995년부터 화왕산 꼭대기에다 불을 지르기 시작했습지요. 반대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청에 묻혀 버렸습니다. 2월 9일 정월 대보름 화왕산 억새 태우기로 말미암은, 5명이 숨지고 60명 남짓이 다친 참사의 원인은 바로 자연 생태계를 놀이터로만 여긴 데에 있지는 않을까요? 만약(이제 와서 이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만), 숱한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또 자연물들이 어울리는 보금자리로 여겼다면 여기다 불을 지르겠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을 테니까요. 지난 15일 일요일 아침, 화왕산 불탄 자리에 올라가 봤습니다. 한 시간 남짓 올라가면서 거기 살았던 생명체와, 생명체는..

삶에서 위선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산다는 것은 다른 생명에 기대고 빚지는 일’이라는 말씀을 7월 4일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 참회 발원 시국법회에서 들었습니다. 전부터 해오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으로 다듬어진 구절을 보면서 머리가 상쾌해지는 즐거움을 누렸더랬습니다. 이런 울림 또는 떨림이 오늘도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신문에서 “‘쏙’ 잡으러 통영가자”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쏙은 갯가재의 다른 이름입니다. 환경 담당 기자로 현업에 있을 때 저도 많이 썼던 그런 기사입니다. 나름대로 생태와 친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유난히 신경 써서 챙겼던 그런 부류 기사입니다. 숱한 생명 거덜내는 갯벌 체험 프로그램 곰곰 생각해 보면-곰곰 생각해 보지 않아도- 갯벌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엄청난 살생임을..

잘못 수입한 '지속 가능'이란 단어

환경단체가 환경은 잘 지키는지 모르지만, 우리말은 그다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소벌'이라는 훌륭한 이름을 팽개쳐 버리고 '우포(牛浦)'(바로 그 이름난 창녕의 우포 말입니다.)라는 탁상 행정 용어를 골라잡은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말의 특성을 잘 몰라서 그리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대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속 가능(한)'이라는 낱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속 가능(한)'은 곧잘 '개발' 또는 '발전'을 뒤에 달고 다니는데요, 이러면 우리말에서는 "개발 또는 발전이 지속 가능하다."고 읽히기 십상입니다. 실은 '자연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말인데(엄밀하게 따지면 '가능(한)'도 문제가 있습니다.), 주어인 '자연이'가 생략되는 바람에 일어나는 착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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