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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3

흉터와 상처 없이 '행복론'을 쓸 수 있을까

1. 서정홍에게도 삶은 고달픈 것이라는 깨달음 경남의 창원과 마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서정홍 선배를 만나 알게 됐고 스무 해 가까운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시를 쓴다거나 책을 낸다거나 아니면 운동을 한다거나 하는 일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다른 데서 받은 도움과 영향이 더 많았습니다. 제게 서정홍 선배는 언제나 '시원한 물줄기'였습니다. 저는 그 물로 목마름을 가시게도 했고 깨끗함을 더하게도 했습니다. 괴롭고 어려울 때 서정홍 선배를 만나 얘기를 주고받으면 괴로움과 어려움이 덜해지고, 즐겁고 기쁠 때 만나 얘기를 나누면 즐거움과 기쁨이 곱이 됐습니다. 선배는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얘기를 다 들어줬고, 선배도 무슨 얘기든 그것이 선배 속에 ..

시인이 상처를 초월할까봐 겁나는 시집

"손영희의 첫 시집엔 한 여자가 시인에 이르는 아픈 시간의 궤적이 기록되어 있다." 문학평론가 정미숙이 손영희의 첫 시집 말미 해설 '오래된 정원의 합창'에서 적은 글입니다.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상처 받은 한 여자가 그 고통과 그 시간을 눌러 써 담은 시집이다." 표제작 '불룩한 의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칼금 선명한 빈터의 의자 하나 잘 여며졌다 믿었던 상처의 장물들이 거봐라 속수무책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내 몸의 바깥은 저리도 헐거워서 무심한 바람에도 쉽게 끈이 풀리고 누굴까 벼린 오기의 손톱을 세우는 자(전문) '잘 여며졌다 믿었던 상처의 장물들'에 절로 눈길이 쏠립니다. 시(조)에서 찾기는 그이의 '상처'는 이렇습니다. "지독한 안개가 길을 지우고 있다// 나는 나까지 지워..

화가 이재이가 쓸쓸해보이는 까닭

'백조는 왜 목욕탕에서 헤엄치는가'. 2009년 5월호에 실린 성우제의 글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성우제는 기자를 지냈던 사람입니다. 이 글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의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의 첫 편이랍니다. KAFA의 11회 수상자인 이재이(Rhee Jaye)가 대상입니다. '목욕탕 실험'을 통해 '인식의 전복'을 행하고 있답니다. KAFA는, Korea Arts Foundation of America Award라 소개돼 있습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한국인 미술 애호가들이 1989년 결성한 단체입니다. 성우제가 쓴 이 글을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소감을 한 마디 덧붙입니다. 좋다 나쁘다 이런 이야기보다는, 저는 그냥 제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미리 일러두지만, 저는 미술이나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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