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며 놀며 지내려고 밀양 표충사를 찾았을 때, 가장 멋지고 좋은 자리는 우화루(雨花樓)랍니다. 특히 여름철에 표충사의 으뜸 전각인 대광전 맞은편 훤하게 열려 있는 이 우화루 아래 스며들면 그지 없이 시원하지요. 바로 아래 골짜기와 거기 물의 시원함도 우화루에서는 모조리 누릴 수 있습니다. 골짜기를 흐르는 물소리도 때때로 들리는 데 더해 언덕배기에 높이 자란 나무들의 그늘 덕도 보는 것입니다. 우화(雨花), 꽃비는 묘법연화경에 나옵니다. "석가모니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더없이 높고 반듯한 깨달음)'을 얻으리라 하니 범천왕이 하늘에서 내린 연꽃이 수북히 쌓인 가운데 다시 향기로운 바람을 불어 시든 꽃은 날리고 다시 새로운 꽃을 내려보냈다". 지금이야 꽃비는 내리지 않지만 아침 나절 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