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산지니 5

편하고 재미있는 지역 출판 이야기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부산 출판사 산지니의 10년 지역출판 생존기'를 읽었다. 은근히 재미있다. 잘 읽히기도 한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던 덕분이 큰 것 같다. 2015년 11월 산지니에서 펴낸 책이다. 글쓴이는 8명, 강수걸·권경옥·권문경·양아름·윤은미·문호영·박지민·정선재. 모두들 산지니 식구들이다. 책날개 소개를 보면 강수걸은 대표, 권경옥은 편집장, 권문경은 편집디자이너, 양아름·정선재는 편집자, 박지민은 디자이너다. 나머지 윤은미와 문호영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는 않고 다만 '이야기를 모으는 중'이거나 '편집일도 얻어 걸린' 사람이다. 책 제목에 '지역', '출판'이 들어 있으니 책, 출판, 편집, 지역 이런 얘기가 들어 있고 그래서 무겁고 어둡고 힘들고 하지 않을까 싶었다...

습지도 알고 보면 오르가즘이 있다

'우포늪'으로 시 한 수 읊어봤거나 글 한 줄 써본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환경운동을 위해서라면 말글쯤은 아무렇게나 써도 좋다는 사람도 반드시 읽어야 한다. 내 친구 김훤주가 쓴 (산지니 간)이라는 책이다. '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는 부제와 같이 이 책은 단순한 습지 소개서가 아니다. 습지와 함께 끊임없이 교감하며 살아온 사람이 있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나는 환경주의자라거나, 생태주의자는 아니다. 굳이 무슨 무슨 '주의'를 따지자면 인간주의에 가까울 것 같다. 그래서 환경을 무조건 '보호'의 대상으로만 본다든지, 사람이 좀 편리하도록 이용이라도 하면 큰 일 날듯이 하는 모습들이 가끔 못마땅하다. 이 책은 습지를 다루긴 했지만 자연 상태 그대로의 습지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책은 팔지만, 봉투는 받지 않습니다

저와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훤주의 [습지와 인간](도서출판 산지니, 1만5000원) 출판기념회가 오늘(27일) 저녁 7시 창원 나비소극장에서 열립니다. 나비소극장은 정우상가 맞은편 한서병원 뒷골목 이바돔 감자탕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출판기념회는 김훤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훤사모?)의 조인설 김범기 이시우 황규배 이진근 설미정 정동화 왕일규 박용규가 준비했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에 이름이 들어있지 않은 걸 보니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출판기념회는 책의 정가(1만5000원)대로 판매는 하고, 1만 원 이하의 뒤풀이비도 받지만, 액수를 알 수 없는 봉투는 아예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훤주를 잘 모르는 공무원이나 기업체 관계자는 참석을 사양한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

진보주의자가 읽어야 할 두 권의 책

나는 한국의 진보가 실패해온 가장 큰 이유는 '뻔하고도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나 어렵고 길게 설명하고 가르치려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됐다. '미국의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도서출판 삼인)라는 책과 '폭압적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실천적 제안서'라는 부제가 붙은 [수전조지의 Another world](수전 조지 지음, 정성훈 옮김, 산지니)라는 책이다. 진보의 실패와는 반대로, 5~6월 촛불시위가 그토록 뜨겁게 타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너무나 쉬운 단어로 명쾌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친소 너나 먹어'라는 ..

'창조적 파괴' 실험 나선 노옥희 선생

나는 왕년에 날고 기었다는 운동권 선배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 대부분이 나이 들어 이상하게 변해 가는 모습들을 봐 왔기 때문이다. 마산3·15의거 때 시위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어른들이 지금은 보수 중에도 꼴통보수가 돼 있는 건 이상한 일도 아니다. 10·18 부마항쟁과 87년 6월항쟁 때 주역이었다는 사람들도 지금은 기회주의자쯤으로 변신해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이나 거기서 분가해나온 진보신당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을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실 한나라당에서 불러주지 않아서 그렇지, 불러만 준다면 얼른 궤변을 둘러대며 쫓아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노옥희 선생과 일면식도 없다. 다만 작년에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80년대 경남지역의 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