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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만 12

습지에 문화유산이 많은 까닭은

호랑이는 산중호걸? 호랑이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다. 호랑이가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모습으로 한반도를 표현하기도 하고 호랑이가 호시우행하는 그림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렇게 호랑이는 친근하게 여겨지고 사랑도 듬뿍 받는 바람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2015년 12월 개봉된 였다. 덩치가 엄청난 이 호랑이는 영물이었다. 인간의 얄팍한 간지(奸智)에 휘둘리지 않고 그 위에 서 있었던 것이다. 물론 결국에는 인해전술로 몰아붙이는 인간들에게 목숨을 잃고 말았지만, 대호는 마지막 장면조차 감동과 장엄 자체였다. 영화 에서 호랑이는 지리산에서 살아가다가 지리산에서 죽는 것으로 나왔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호랑이는 깊은 산중에 산다는 일반 상식과 맞아들어가는 ..

가본 곳 2023.04.27

슬몃 젖어든 자연-사천

바닷속 생물 보금자리 갯벌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사천만 갯벌 경남 최대 규모 바다의 허파 끝없이 펼쳐져 금문소공원·갯잔디 군락 아이와 게·고동잡기 체험도 ◇사천만 갯벌 경남에서 갯벌이 가장 넓고 좋은 데가 사천이다. 어림잡아 경남 전체 갯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천에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사천만을 가운데에 끼고 있는 덕분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천만의 동쪽 사남면과 용현면 일대 갯벌이 산업단지로 매립되었어도 그 풍치와 경관은 여전히 대단하다. 바닷가에 바짝 붙어 놓여 있는 도로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곳곳에서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된다. 해 질 무렵에 가면 사천대교 이쪽저쪽으로 석양에 붉게 물든 갯벌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게다가 서쪽에 있는 광포만 일대는 갯벌이 아직 옛 모습 그대로다. 아름다운 경관을 감..

가본 곳 2021.10.26

14. 산을 넘어 바다로 내려가는 가화천 물길

인간사 희로애락 담고 산을 넘는 남강 물길 낙남정맥을 넘어 사천만으로 앞에서 살펴본대로 진주는 오랜 옛날부터 상습수해지역이었다. 일제강점기 1936년 8월 26~28일 병자년대홍수가 가장 심했다. 장대·봉곡동에서 제방이 터지고 진주성까지 일부 무너졌다. 그 바람에 읍내 칠암·본성·남성·동성·장대동 가옥 5500채가 물에 잠겼다. 이보다 심하지는 않지만 1920년과 1925년, 1933년과 1934년에도 진주는 시가지가 최대 80%까지 침수되는 홍수 피해를 겪었다.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간단한 이치 때문이었다. 진주 북서쪽에는 백두산에서 뻗어내려온 지리산과 남덕유산의 고봉준령들이 줄지어 펼쳐져 있다. 그 고봉준령 남동쪽 기슭에 떨어진 빗방울은 지형상 어쩔 수 없이 진주 쪽으로 남동 방향으로 비스듬히..

가본 곳 2020.07.28

11. 매립과 보전이 맞서는 갈등의 광포만

사천만 잿빛 대지에 피어난 생명의 보고 1999년 새로 생겨난 지명 광포만은 사천 곤양면 중항·환덕·대진리와 서포면 외구·조도리로 둘러싸여 있다. 사천만의 서쪽 부분에 해당된다. 조선 시대에 곤양군이었던 지역을 움푹하게 파고들었다.(사천시가 대체로 지금과 같은 행정구역을 갖추게 된 때는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통·폐합으로 곤양군과 합해지면서다.) 광포만으로 들어오는 물줄기는 동쪽에서부터 차례로 묵곡·목단·곤양·서포천 넷이다. 지금은 ‘광포만’이라는 지명이 횟집이나 부동산소개업체 상호에도 들어갈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하지만 20년 전만 해도 광포만은 낱말 자체가 없었다. 그냥 사천만의 일부였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광포만으로 백과사전을 검색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말의 흥망성쇠는 필요에 따라 일..

가본 곳 2020.04.21

2. '생명의 땅' & '역사의 땅' 사천만갯벌

경남 갯벌의 절반이 사천에갯벌이라 하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이런 질문을 받고 사천이라고 선뜻 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같은 경남에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전남 순천만이나 서해안 쪽 신안·무안 일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사천은 틀림없는 갯벌의 고장이다. 경남 갯벌의 절반이 사천에 있다 해도 틀리지 않다. 물론 사천만의 동쪽 부분인 사천읍·사남면·용현면 일대 갯벌이 매립되어 산업단지가 되면서 사정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다. 하지만 광포만까지 포함하여 사천만의 서쪽 부분은 대부분 그대로 살아 있다. 동쪽 또한 다치기는 했어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선진리~주문리 갯가는 이른바 ‘실안노을길’에서 가장 빛나는 길목이다.남강댐에서 가화천을 통해 사천만으로 초당 최대 3250t이 쏟아지는 바람에..

세 가지 열쇠말로 푸는 사천 지역사 ①갯벌1

나고 자란 우리 사천 이 정도는 알아야지~ 머리말 내 고장 사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내 고장 사천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나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손을 번쩍 들고 “네,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아마도 대부분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쭈뼛쭈뼛 머뭇거리거나 그럴 것 같은데요. “요즘 세상 참~ 좋아졌다!!” 어른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걸 친구들도 종종 들었을 거예요. 자그마한 손바닥 안에서 핸드폰으로 세상 구경을 다 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엄마 아빠들이 어렸을 때와 비교를 해 보면 보고 듣는 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요즘 친구들은 다들 천재고 박사들 같아요. 엄마 아빠들은 교과서에 실려 있는 내용 말고는 잘 모르고 살..

전라도 순천만 갈대와 경상도 사천만 갯잔디

1. 순천만에 있는 갈대, 사천만에는 왜 없을까? 전라남도 순천만은 갯벌이 너릅니다. 경상남도 사천만도 갯벌이 너릅니다. 순천만은 게다가 갈대도 많습니다. 사천만은 그러나 갈대는 없습니다. 순천만에 가면 너른 갯벌에 펼쳐지는 갈대로 말미암아 상쾌한 느낌을 받습니다. 사천만에 가면 갈대로 너른 갯벌의 호탕함은 있지만 갈대로 말미암는 상쾌함은 없습니다. 저는 이런 차이가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사천만에 대해 잘 아는 윤병렬 선생님(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전국교사모임 대표·마산 삼계중학교 근무)한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매립을 했기 때문이지요.” 갈대가 자라고 있거나 갈대가 자랄 수 있는 데를 메워 육지로 만들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

겹겹 쌓인 생명 씨앗 '갯가 유산' 꽃피웠네

2015 경남 이야기 탐방대 (4) 사천만 일대 갯벌 갯벌은 생산성이 높습니다. 갯벌은 생명이 꿈틀거리는 현장이고 더러움을 없애는 정화의 터전입니다. 생명과 정화는 같은 말이랍니다. 이를테면 게 같은 생명체가 더러운 물질(유기물)을 삼켜 거기서 영양분은 목숨을 잇는 자양분으로 삼고 나머지는 내뱉어 깨끗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그런 게·조개·낙지 등등을 잡아 호구지책으로 삼습니다. 갯벌은 그래서 '자연생태복지관'이기도 하고 또 그런 까닭에 갯벌은 사람들 삶이 이야기로 아롱져 있습니다. 10월 18일 이야기탐방대 세 번째 나들이가 사천만 일대로 향한 까닭입니다.(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주관,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 진행) 윤병렬 경남생명의숲 운영위원과 어른 넷, 고등학생 청소년 넷이 함께했..

가본 곳 2016.02.11

순천만에서 깨닫는 사천 갯벌의 소중함

[우리 고장 사랑 고3역사문화탐방] (8) 사천시 2013년 12월 9일 떠난 사천시의 '우리 고장 사랑 고3 역사 문화 탐방'의 주제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었습니다. 갯벌 하면 사람들은 순천만을 먼저 떠올리지요. 사천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저는 들었습니다. 사천도 갯벌이 무척 너르거든요. 이렇듯 사천의 보물이 갯벌이라는 것은 사천에 사는 사람들도 잘 모릅니다. 사천만이나 광포만은 경남에서 가장 넓습니다. 이런 갯벌을 어떻게 잘 보전해서 제대로 활용하고 더불어 이름도 널리 알릴 수 있는지 전남 순천시 순천만을 찾아 친구들과 함께 갯벌의 값어치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사천은 문화유산도 갯벌과 관련된 것이 많답니다. 가산창을 비롯한 조선시대 조창(조세 창고), 매향비, 작도정사, 쾌재정 같은..

가본 곳 2014.03.09

갯벌과 습지, 역사 현장으로 모십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가 요즘 들어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을 만들었습니다. △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지역 소통의 활성화 △블로거 탐방단 구성과 활동을 통한 풍성한 지역 스토리 생산 △밀착형·지역형 공정 여행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 △글쓰기와 지역 실정에 맞는 인문학 강의 △문화예술 창작 교육과 실습을 주로 담당하게 됩니다. 완성된 형태는 '추진단' 석 자를 떼어낸 '갱상도 문화학교'이고요, 이 문화 학교를 내년 상반기에 협동조합 형태로 창업하자는 것이 지금 당장 목표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시가 아시는대로 '약한 자의 힘'인 것처럼 저희 문화학교도 사람들로 하여금 여행·문화·예술·교양을 빈부나 나이나 성별에 따른 차이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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