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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

박물관에서 사진 촬영, 금지할 이유 있나?

박물관에 들를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그러지 않을 때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사진을 한 장이라도 찍어서 널리 알리는 데 쓰고 싶습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사진을 찍지 말라는 글을 적어 놓는 적이 많아서 늘 부담스럽습니다. 그렇게 적어 놓지 않는 박물관도 있습니다만, 다른 데서라도 한 번 그런 글을 본 다음에는 찍어도 언제나 마음이 불편합니다. '이번 이 박물관이 그런 글을 적지는 않았지만 찍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과연 찍는 것이 옳은지 아닌지 헷갈려하면서 마음을 졸이는데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서 한 번 정리를 해 봤습니다. 2010년 12월 26일 거제도 옥포대첩 기념관에 갔을 때입니다. 들머리에 이렇게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습..

지율스님 낙동강 사진 경남 전시 모임 결성

지난 6일 저녁 7시 마산 산호동 밥집 덕수궁에 사람들이 모여 '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 사진 경남 지역 순회 전시회 추진 모임'(약칭 '경남낙사모')을 만들었습니다. 지율 스님이 2008년부터 몸소 낙동강 일대를 오르내리며 찍은, 낙동강의 어제와 오늘 모습, 원래 모습과 망가진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사진들을 지역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이날 모임에는 경남도민일보 식구와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이들, 그리고 경남블로그공동체로 모여 있는 블로거 등 열두 사람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다들 사진 전시회 추진을 위해 모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올해 12월까지 경남 전역을 무대로 순회 전시를 하는 데 힘과 뜻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또 전시회를 하는 데 돈이나 힘이나 아이디어 등..

지율스님 낙동강 사진, 경남서 전시합시다

지율 스님의 사진이 왔습니다. 2008년 12월부터 찍은 것들입니다. 3월 29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조계사 나무 갤러리에서 열린 '낙동강 숨결 느끼기 : Before & After' 사진전에 나왔던 것들입니다. 저는 3월 30일 서울에 가서 지율 스님을 만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경남에서 이 사진전을 이어가는 사람이 아직 없다는 말씀을 듣고 감히 용기를 내어 한 번 해 보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무슨 이야기 끝에, 지율 스님은 사진을 뽑아 사진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100만원이 든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돈을 장만해 드릴 테니 사진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지율 스님은 돈이 오지 않아도 나중에 처리하면 되니까 일단 사진을 먼저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이 이번에 왔습니다. 모두 35장..

매천 황현 초상은 죽고 나서 그려졌다

1. 매천 황현 초상화를 본 적이 있다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를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매천 황현(1855~1910)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그이 초상을 물끄러미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진상(眞像)이 아니고 책에 있는 그림이었겠습니다. 한참을 그러고 있으려니, 무언가 모르겠는 어떤 기운이 끼쳐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이었을까……, 이 사람. 나라를 잃어서 슬프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나라를 잃은 마당에 목숨 하나 내어놓는 선비가 없다면 그것이 슬프다면서 목숨을 끊은 사람. 그러면서도 죽을 약을 먹기까지 몇 차례나 망설였다는 사람.' 1910년 9월 6일 밤. 전남 구례 광의면 자기 집에서 경술국치 소식을 들은 매천은 슬픔에 잠겨 손님을 물린 뒤 방문을 안으로 걸어 잠갔습니다...

코고는 아내에게서 안심과 걱정이 교차

김유철 시·사진·에세이 모음 아내가 코를 곤다 드르렁 드르렁 편안한가 보다 피곤한 지도 몰라 아내 콧소리 들으며 안심과 걱정이 교차한다 콧소리 높다가 이내 가라앉는다 새근새근 조용히 우린 20년을 살아온 부부다 ('아내 콧소리' 전문) 이것만으로도 족합니다. 부부의 일상이 보입니다. 둘 사이 관계는 아마 더 없이 편안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 풍성한 울림을 끼치는 보람이 앞에 있습니다. 사진과 글입니다. 音·음 소리 / 음악 가락 / 글 읽는 소리 "새벽녘에 눈을 떴다. 어디선가 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 엊저녁 덮지 못한 책에서 들리는 소린지도 모른다. 전등 켜고 자리에 앉았다. 아내가 곁에 자고 있다. 책 읽는 소리는 그 곳이 아니라 아내에게서 시작되고 있었다. 고마웠다." 책에서 나는 소리, 자..

딸 자랑하고 싶은 아빠, 나는 팔불출

저는 팔불출입니다. 끊임없이 아들 딸 아내 자랑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제 아내랑 아들이랑 딸은 뛰어난 점이 많습니다. 감수성도 풍성하고요, 상상력도 꽤나 튼튼합니다. 물론 이렇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까닭은 제가 그이들을 나름대로는 매우 사랑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쉽사리 자랑을 못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데 대해 그이들이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런 부담이, 그이들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상대 허락을 받고 취재하거나 기사를 쓰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배운 탓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에는 제가 하고 싶으면 아무 거리낌 없이 했지만, 한 반 년 전부터는 하고 싶어..

버드나무 한 그루가 품은 봄

봄은, 꽃에 있지 않고 잎에 있습니다. 연둣빛으로 솟아나는 잎이, 꽃보다 더 신비롭습니다. 봄은, 생물에 있지 않고 무생물에 있습니다. 솟아나는 물을 머금은 땅이 더욱 검어집니다. 창원 사림동 창원대학교와 경남도청 뒷담 사이입니다. 봉림산 용추골짜기에서 비롯된 창원천 물줄기가 흘러내립니다. 땅바닥은 또 질척거립니다. 어제 그제 이틀 내리 비가 온 덕분에 뿌옇게 흐린 채로 텃밭들 사이를 냇물이 가로 또는 세로 지릅니다. 흐르는 냇가에 나무 한 그루 섰습니다. 버드나무입니다. 버드나무는 축축한 땅에서 잘 자랍니다. 양지를 지향하는 소나무와는 성질이 반대됩니다. 민들레 같은 들꽃은 좀 벌써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앞에는 유채꽃이 활짝 벌어져 있습니다. 뒤쪽은 마늘도 있고 보리도 있습니다. 양파도 보이고요..

탱자꽃에 달린 지난날 추억들

탱자…… 라고 하면 저는 떠오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탱자는 봄철에 잎 먼저 꽃을 피웁니다. 그러고는 피고 지고 하다가 가을에 노란 열매를 달아 올립니다. 제게 탱자는 그래서 봄과 동시에 가을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저는 여깁니다. 탱자는 가시가 좋습니다. 5월 즈음 이 나무에 물이 잔뜩 오를 때 가시를 뚝 떼어서 살살 비비면 딱딱한 나뭇결에서 껍질이 떨어져 나옵니다. 이것을 어린 우리들은 칼과 칼집 삼아 서로를 찌르며 놀았습니다. 가시가 좋기 때문에 울타리로 많이 썼습니다. 어릴 적 다녔던 창녕국민학교 울타리도 탱자나무가 맡아줬습니다. 탱자나무 울타리에는 개구멍이 있게 마련이었습니다. 우리는 선생님한테 걸리면 얻어터졌기 때문에, 짜릿함을 더욱 느끼며 살살 기어다니곤 했습니다. 창녕국민학교 오가는 길목 포도..

경칩, 우리 딸이 찍은 사진들

오늘은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입니다. 경칩은 놀랄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합친 말로,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놀라 일어난다는 절기 중 하나입니다. 오늘 찍은 것은 아니지만 딸의 눈으로 본 개구리와 벌레, 동물들을 올려봅니다. 우리 딸 현지는 풀 나무는 물론 갖은 짐승들까지 좋아합니다. 왜가리 같은 새에서부터 개구리나 뱀 같은 데 이르기까지 모조리 좋아합니다. 그래서 현지랑 제가 함께 돌아다닐 적에 현지가 이런 것들을 찍은 사진이 좀 있습니다. 현지는 이태 전인가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 아래 들판에서 채소를 하루 가꾼 적이 있는데, 이 때 한 나절 동안 자기가 들은 새소리의 종류가 여덟 가지라고, 손꼽아 헤아리고 있다가 말해주는 바람에 제가 놀란 적이 있습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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