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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기자 9

'거래'를 위해 취재하는 기자 만난 적 있나요?

신문사에 오래 있다 보니 옛 지인들로부터 이런 문의전화를 종종 받는다."○○신문사라고 알아? 어떤 신문사야?""구독자가 거의 없는 신문으로 알고 있는데, 왜?""사실은 내가 □□에 근무하고 있는데, 그 신문사 기자가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아 기사를 쓰겠다고 괴롭혀. 어떻게 하면 좋을까?""어떻게 괴롭히는데?""기사를 쓰겠다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그러네.""뭘 어떻게 할 거냐는 거지?""광고 달라는 말이지.""그게 사이비 기자의 전형적 수법이야.""그렇지? 그래서 너에게 물어보는 거야. 어떻게 하면 좋을까?""말도 안 되는 거라면 걱정 없겠네. 엉터리 기사가 신문에 나오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거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도 걸 수 있어.""그건 사후조치에 불과하잖아. 그게 보도되면 여러 가..

이런 사이비 언론에 절대 속지 마세요

얼마 전 일이다. 맛집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박정연 기자가 내부 게시판에 이런 보고를 올렸다. 맛집으로 소개된 식당에 경남도민일보를 사칭한 전화가 걸려와 15만 원 상당의 책을 사라고 요청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본 기자들이 제각기 개탄하거나 분노하는 댓글을 달았고, 앞으로는 취재할 때 미리 '이러이러한 전화가 오면 사기꾼이니 절대 응하지 마라'는 당부를 하는 걸로 마무리되었다. 검찰 경찰은 이런 사기꾼들 좀 잡아 넣어라 그러나 이건 새로운 것도,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맛집뿐 아니라 인터뷰나 미담 기사로 소개된 사람에게도 사기꾼들은 손을 뻗친다. 그들이 사 달라는 책은 대개 '○○기자연맹' 혹은 '○○기자클럽', '○○기자협회' 등의 이름으로 발간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문이나 방송..

지자체의 기자 출입금지 기준, 문제 있다

지난해 말 양산시가 언론사의 시청 출입 및 광고 집행 기준을 공표했다. 요컨대 발행부수 1만 부 이하의 신문사에는 고시·공고 등 광고예산 집행을 하지 않고, 기자의 시청 출입도 금지한다는 것이다. '과장 보도로 언론 중재 결과 조정 결정을 받은 언론사'와 '기자가 금품수수·광고 강매 등 불법행위로 적발된 경우'도 출입과 광고 집행이 금지됐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와 안산시는 발행부수 5000부 이하 신문사로 하는 기준을 발표했다. 또한 5000부 이상이라 하더라도 '주재 기자가 없거나 신문 부정기 발행사', '시 출입일 1년 전부터 출입일 이후 공갈·협박·변호사법 위반죄 등 파렴치 범죄행위로 기소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은 출입기자가 확인된 언론사', 그리고 '기자직을 이용해 사업체를 직접 경영하며 수익사업을 ..

사이비 기자와 사이비 시민운동가

내가 일하고 있는 는 매주 목요일자 17면을 '미디어면'으로 제작하고 있다. 언론계 이슈나 화제, 소식을 전하는 지면이다. 나는 그 면의 담당데스크다. 지난주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일간지인 가 창간 100주년을 맞아 '경남일보 100년, 창간 의미와 비전'이라는 학술토론회를 열었다. 경쟁관계에 있는 신문이긴 하지만, 평소 사장이나 편집국장이 바뀌어도 기사화해오던 관행대로라면, 이 또한 기삿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토론회 자료집을 본 나는 기사화를 포기하고 말았다. 주제는 '의미와 비전'이었지만, '비전'은 찾아볼 수 없었고 일제강점기 경남일보와 주필 장지연의 친일논란에 대한 자기합리화와 자화자찬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경남일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개 '~주년' 또는 '기념'이라는 ..

너무나 간단한 사이비신문 퇴출법

가끔 방송사나 잡지사, 대학의 학보사 등에서 지역신문에 대한 기획취재를 한다며 나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내가 쓴 라는 책을 보고 지역신문의 치부를 가장 잘 말해줄 내부고발자라 여기는 것 같다. 그들의 질문 중 빠지지 않는 게 '사이비 신문' '사이비 기자'에 대한 것이다. 사실 '사이비 지역신문'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질문에는 유독 지역신문을 사이비의 온상으로 보는 편견이 담겨있는 것 같아 은근히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사이비 짓은 서울지(소위 '중앙지')들이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수백~수천만 원씩 돈 받고 상(賞)을 팔아먹는 짓이나 맛집 소개해주고 돈 받아먹는 행태를 봐라. 일부 지역신문이 숨어서 하는 사이비 짓을 그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요즘도 보도자료 안에 촌지봉투가?

적어도 요즘 경남지역 언론계에서는 기자들에게 건네는 '촌지'(엄밀하게는 뇌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개인에게 일대일로 찔러주는 '촌지'는 있을지 모르지만, 기자실을 통해 공공연하게 '배포'되거나,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자리에서 일괄적으로 돌려지는 봉투도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의 한 기자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언론계의 촌지 관행에 대한 짧은 글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기자는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가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의 풍경을 전하면서 "자리마다 보도자료를 포함해 여러 책자가 있는 큰 봉투를 놓아두었는데, 책 사이에 봉투 하나가 보이더라"면서 "흰 봉투에 비치는 수표가 빳빳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후 흰 봉투를 꺼내서 두고 나오..

사이비언론·사이비기자 감별법 아시나요?

이노성 기자의 '사이비기자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글을 보면서, 예전에 내가 정리해본 사이비기자 감별법이 생각났다. 사이비 언론과 사이비 기자에 시달리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알아두면 좋을 법도 하다. "무더운 여름날 짙은 색 양복을 입고 넥타이까지 맨 채 취재를 온 기자는 일단 '사이비'임을 의심하라." 기자초년병 시절 어느 기업체 홍보실에서 펴낸 홍보매뉴얼을 본 적이 있다. 위의 글은 거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물론 여름에 양복 입은 기자가 모두 사이비는 아니다. 다만 사이비일수록 권위와 격식을 많이 따지고 유달리 폼을 잡는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최근 기자실이 폐쇄되고 대부분 개방형 기자회견실(브리핑룸)로 바뀌면서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 사이비기자의 창궐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애완견 취급도 좋은 배알없는 기자들

'참 배알도 없는 기자들이다.' 심규상 기자가 쓴 "이완구 지사님, 언론인이 홍보위원이라니요"라는 기사를 읽고 든 생각이다. 이 기사 속에서 대전·충남지역 시민단체와 진보신당의 비판은 주로 이완구 충남도지사에게 집중돼 있는 듯 하다. 이완구 지사가 언론인들을 '취재·홍보위원'으로 위촉해 해외출장을 갈 때 예산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내가 궁금한 것은 이에 대한 대전·충남지역에 있는 신문·방송사와 거기서 일하고 있는 기자들의 태도다. 이 조례안 자체가 언론인에겐 엄청난 모욕이며 굴욕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례안에는 "취재·홍보위원으로 위촉된 언론사의 임직원은 충남도의 국제교류 사업 등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취재활동을 수행하며 도민..

'권력 시다바리'가 판치는 한국언론계

내가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하던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랬다. 선배들은 경찰서장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다리를 꼰 채 담배를 피라고 했다. 대개 경찰서를 첫 출입처로 배정받은 신입기자들은 20대의 새파란 나이다. 그러나 무릇 기자란 자신이 속한 신문사를 대표하여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임받은 사람이므로 경찰서장은 물론 어떤 권력자 앞에서도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는 선배들 나름의 교육방식이었다. 물론 그 때도 뒷구멍으로는 권력자나 정치인에게 빌붙어 용돈깨나 받아쓰면서 브로커 짓을 한 기자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예 드러내놓고 권력자 밑에 들어가 '시다바리질'을 하는 기자는 (내가 알기론) 없었다. 그만큼 기자라는 직업이 먹고 살기는 어렵지만, 기개나 자존심만큼은 그 어떤 지사(志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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