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경북대학교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대구 복현동에 있는 경북대 교정은, 크지는 않지만 잘 가꿔져 있기로는 이름이 나 있는 곳입니다. 이날 저는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지나치게 더웠던 탓에 많이 돌아보지 못하고 그냥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 의자입니다. 나무 그늘에 놓여 있고 앞에는 담배 꽁초를 버릴 수 있는 깡통도 하나 있어서 제게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들이면서 앉아서 뒤로 기대려는데, 의자가 넘어갈 듯이 삐거덕거렸습니다. 물론 제 느낌이 그랬지만, 실제로 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살펴보니 의자 두 개가 밧줄로 묶여 있었습니다. 이렇게 꽁꽁 묶이는 바람에 한쪽 의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