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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7

한국 남자들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노혜경 시인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좀 길지만 인용해봅니다.“10대 여성. 아무나 나를 좋아한다고만 하면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가 되기 쉽더라. 그런데 이 나이에 사랑이 뭔지 아는 남자는 없다는 걸 죽어도 모른다.20대 여성. 연애하고 싶어서 미치겠어서 20대 말쯤 되면 깨어진 연애의 상처가 별자리를 이룬다. 사랑이 뭔지 아는 남자가 드물다는 교훈을 얻는다.30대 여성. 연애하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연애할 남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결과. 10대 미혼모, 20대 이혼으로 끝나는 결혼, 30대 비혼.저출산. 저출산 대책을 여성 상대로만 하지 말자. 어릴 적부터 사랑하는 법, 섹스하는 법이 아니라 사랑하는 법을 남자아이들에게도 가르치자.성폭력을 매우 심하게 처벌하자. 직장 내 성차별..

자물쇠와 사랑, 다리와 다리 사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저도(猪島)에 가면 다리가 두 개 있습니다. 여기 저도는 돼지섬을 뜻하는 한자말인데요, 마산 앞바다 돝섬과 구분을 하려는 심리에서인지 그냥 다들 한자 소리로 읽습니다. 그래서 섬을 뭍과 잇는 다리는 '저도 연륙교'가 됐고 섬을 한 바퀴 빙 두르는 산책 또는 등산하는 길은 '저도 비치로드'가 됐습니다. 비치로드는 '바닷길' 정도로 고쳐지면 좋겠습니다만……. 자가용 자동차나 시내버스를 타고 연륙교를 지나 그냥 비치로드가 시작되는 하포마을까지 쑥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지간하면 연륙교 지나기 바로 전에 내려서 걸어가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아무래도 눈에 담아둘 풍경이 많으니까요. 연륙교는 두 개가 있습니다. 옛날것과 지금것 이렇게 둘입니다. 옛것은 빨간색이고 새것은 은..

모래톱은 사라져도 발바닥은 기억한다

1. 포클레인 삽질이 시작된 경천대 10월 22일 경북 상주 경천대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 공사가 여기도 시작됐는데,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는 데 함께해 달라는 지율 스님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스님의 집은 경천대와 아주 가까웠습니다. 경천대는, 저도 잘 몰랐지만, 상주에서 낙동강 제1 비경으로 꼽는 경승지입니다. 상주에 있는 공중 화장실 가운데 경천대 사진이 걸려 있지 않은 데를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우리가 경천대 일대에 갔을 때는 막 진출·입로 닦는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천대는, 안동 하회 마을 굽이치는 데처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낙동강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자리였습니다. 경천대 일대 공사는 아름답게 휘어지는 자리에서 반달처럼 봉긋 ..

김훈이 내세에서 만나자고 한 선암사 뒷간

3월 12일 아침, 선암사 경내에 들어서자 갑자기 똥이 마려웠습니다. 뒷간을 찾아들어갔습니다. 기와를 이고 마루도 잘 깔려 있는 으리으리한 건물이었습니다. 오른쪽은 여자 왼쪽은 남자로 나뉘어 있었고 꽉 막혀 있지 않았으며 그래서 안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과도 마주치면 좀 겸연쩍을 것 같았습니다. 나뉜 공간은 허리와 어깨 사이 높이에서 툭 트여 있고 앉아서 똥을 누면서 보니 얼기설기 세로 지른 나무 사이로 바깥 풍경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여유를 부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래로 아득한 깊이에서 똥들이 휴지랑 뒹굴고 있는 양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습니다. 자치 잘못하면 빠질 것만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닦고 서둘러 나왔습니다. 누구에게선가 김훈이 여기 이 선암사 뒷간을 두고 쓴 글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

가본 곳 2010.03.18

여성 시인의 연애는 무슨 색깔일까

사랑이 대세입니다. 아니 여태껏 사랑이 대세가 아닌 적은 없었으니까 그건 전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요, 이제 사랑 표현조차도 공공연한 게 대세인 모양입니다. 시인은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그러나 저의 는 늘 봄입니다"라 적어 시집을 보냈습니다. 시인이 여성인 때문인 모양인데, 직설·직시보다는 은유·비유가 많은 것 같기는 하지만 '에로틱'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김경의 두 번째 시집 의 표제작입니다. "나는 슬픈 꽃의 살갗을 가진 탕아 편식주의자인 사내의 불길한 애인 애초 그대와 내가 바닥 없는 미궁이었을 때 얼마나 많은 바다가 우리의 밤을 핥고 갔는가 내 몸 어디에 앉을지 몰라 쩔쩔매고 있는 미타산 저물 무렵처럼 나와 어떻게 이별할지 끙끙대는 어린 연애, 유리창처럼 닦아주고 싶은 저, 나이 어린 연애의..

'엄마 이데올로기'는 엄마만 짓누를까

특정 문학 단체나 특정 문인을 욕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엄마 이데올로기’, 우리 엄마한테도 강하게 작용하는 ‘엄마 이데올로기’를 한 번 확인해 보려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끌어와 쓰는 문학 작품들도, 무슨 비판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는 일절 없습니다. 사실은 너나없이 우리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를 성찰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경남의 한 문학단체가 ‘시와 어머니’를 주제로 시화전을 열었습니다. 여기 출품된 시편을 한 번 보겠습니다. 여기 작품들을 읽으면서 공감이 됐다면, 어느 누구도 ‘엄마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어머님들은 왜 살코기는 자식들 먹이고 뼈다귀와 머리만 잡수셨을까? 당신은 먹고 싶어..

교훈 때문에 인생 조진 사람

교훈(校訓)이라 하면 학교가 내세우는 교육하는 목표나 이념쯤이 될 것입니다. 이 교훈 때문에 쫄딱 신세를 조진 사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다닌 고등학교의 교훈은 ‘언제나 어디서나 양심과 정의와 사랑에 살자.’였습니다. 이 고등학교는 이 교훈을 학교 4층 높이 건물 벽에다 ‘양심 정의 사랑’을 적어 놓았습니다. 교실마다에는, 이 교훈 전체 문장을 붓글씨로 쓴 액자를 잘 보이는 앞 쪽에 걸어놓았습니다. 이 사람이 다닌 대학교의 교훈은 ‘자유 정의 진리’였습니다. 이 ‘자유 정의 진리’는 학교에서 발행하는 온갖 물건들에 다 적혀 있었습니다. 이 ‘자유 정의 진리’는, 학교 잘 보이는 한가운데에 놓인 빗돌에도 새겨져 있어서 오가는 이들이 보지 않으려도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람은 학교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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