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아래 바닷가 텃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텃밭이라기보다는 어쩌면 꽃밭에 조금 자리를 내어 상추도 심고 들깨도 심고 해 놓은 그런 데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 호박이, 호박이 걸쳐놓은 줄기가 눈길을 확 잡아끌었습니다. '별나다.' 싶었습니다. 진짜 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호박이 저절로 줄기를 저렇게 하지는 않았을 텝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저리 만들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누구일까요? 왜 그랬을까요? 아마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심심해서' '장난삼아' '재미있자고'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호박 구덩이를 파고 똥물을 붓고 심은 호박씨에서 싹이 돋아나 줄기가 뻗으니까 그것을 다섯으로 갈래 지어 퍼져나가게 했습니다. 자기가 해 놓고 때로는 흐뭇하게 바라볼 표정을 생각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