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앞에서 마누라 젖꼭지를 빤 시인박형권의 첫 시집 . 들머리 첫 작품에서 눈이 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러 펼쳐든 표제작 '우두커니'에서는 오히려 감흥이 적습니다. "고사리는 산에서 밭으로 옮겨 심으면 삼 년 지나야 새순을 낸다 마흔여덟에 일흔을 바라보는 어머니 똥구멍을 물고 산밭에 따라갔다가 들은 말이다 어머니 손 안 간 흙이 없고 풀 없어서 손님처럼 서 있다가 '적응하느라 그렇겠지요' 한 마디 뱉은 것이 실수였다 아이다 옛날 흙을 못 닞어서 그런 기다 잊는다? 삼 년 전 그 흙이 고사리를 놓지 못하고 자기 살점 묻혀 떠나보낸 것 산 흙이 밭 흙과 만나 교통할 때까지 밭 흙에서 어색했던 일 반쯤이나 잊는데 삼 년이 걸린단다".('흙의 이민' 부분) 처음 읽을 때는 고사리 이야기로 착각했는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