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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4

차별당해도 국적 못 버리는 재일동포 2세

일제 강점기 건너간 재일동포들은 인생사나 가족사에 굴곡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제노역 등 일제에게 끌려간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해방 이후 남북 대립이 심해지면서 겪게 된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본인들의 차별과 멸시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적을 바꿔 일본으로 귀화만 해도 겪지 않아도 되는 어려움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재일동포 2세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4월 21일 어머니 아버지의 고향이 있는 마산으로 왔습니다. 이상재(62·일본 교토시)씨 일행입니다. 남자 셋 여자 넷 모두 일곱 사람이었습니다. 앞서 이씨는 경남도민일보가 만든 사회적 기업인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에 자기들 고향 탐방을 기획하고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해딴에는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이들과 의논해 창원시 ..

씩씩한 남자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국민, 민족, 국가 등 근대 이후 갖은 이데올로기 문제를 다뤄온 박노자가 이번에는 남성성을 정면으로 헤집었습니다. 국민 민족 국가 이데올로기가 개인을 얽어매고 억눌렀듯이 남성성 이데올로기도 같은 노릇을 했다는 결론입니다. 알려진대로 이데올로기란 특정 사실(들)을 바탕으로 지배계급의 이해 관계에 따라 덧칠된 생각이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의 조합이기도 하답니다. 이데올로기는 또 어떤 경우에는 사실 그 자체로 오인되기도 합지요. 박노자의 에 달린 부제는 '한국의 이상적 남성성의 역사를 파헤치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첫머리에 '소년 남자'라는 노래가 나옵니다. "무쇠골격 돌근육 소년 남자야 애국의 정신을 분발하여라. 만인대적萬仁大敵 연습하여 후일 전공 세우세. 절세영웅 대업이 우리 목적 아닌가". 19..

졸업식 노래의 국가주의와 연고주의

1. 며칠 전 친척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예식장 자리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들어오고 나서 신부가 들어왔습니다. 신랑이 먼저 들어와 있다가 신부를 맞이합니다. 친정아버지에게서 신부를 건네받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습니다만, 까먹고 있다가 문득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여자에게 주어지는(또는 주어졌던) 삼종지도(三從之道) 말입니다. 삼종지도는 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입니다. 어려서는 아버지, 결혼해서는 남편, 남편이 죽고 나서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도리이지요. 결혼식에서, 신부가, 친정아버지의 손에서 신랑의 손으로 넘겨지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삼종지도를 떠올리고 여자의 피동적인 처지를 한탄하곤 했습니다. 그래 이런 틀을 깨뜨..

'조센징 노동자'와 비정규직, 뭐가 다를까

삼일운동이 터진 기미년에, 조선 사람들이 일제 식민 치하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지 않았을 개연성이 더 높다는 말씀은 이미 한 번 드렸습니다.('대한민국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그 때 사람들은, ‘조선’ 독립 만세라도 제대로 외쳤을까요? 조선 독립 만세도 별로 안 외쳤다? ‘대한’ 독립 만세보다는 ‘조선’ 독립 만세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불러댔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는, ‘대한’이든 ‘조선’이든, 대부분 사람들이 ‘독립’이나 ‘만세’를 현장에서 그다지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남에서 지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박영주라는 선배가 있습니다. 이 분은 학교에도 또 기관에도 몸담고 있지 않지만, 자료와 증언은 우리 지역에서 어느 누구 못지않게 많이 확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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