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황점순 할머니의 안부가 궁금했다. 버스와 택시를 번갈아 타고 마산 진전면 곡안리로 향했다. 출발할 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좀 불안했다. 그래도 여느때처럼 노인정에 있으려니 하며 마음을 달랬다. 그런데 집은 비어 있었고 노인정에도 없었다. 알고 보니 몇 달 전 요양원(진동애양원)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다시 택시를 타고 요양원으로 향했다. 처음엔 못알아보던 할머니가 "김 기자입니다. 김 기자!"라고 하자 마치 아들처럼 반겨주신다. 약소하나마 용돈을 드리니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말씀 도중 기억이 약간 오락가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헤어질 땐 1층까지 따라와 내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황점순 할머니는 1950년 자신의 나이 스물네 살 때 남편을 보도연맹원 학살로 잃고, 미군의 곡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