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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3

학대받는 늙은 모던보이 진주역차량정비고

진주역차량정비고는 등록문화재 제202호로 근대문화유산이다. 일제강점기 지어진 건축물로 진주역 폐역(진주시 강남동 245-225)에 있다. 한국철도공사(이른바 코레일)가 소유하고 있는데 붉은 벽돌 건물에 화강암이 조금 더해졌다.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풍인 건축물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서양식 건축물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꽤 높다랗고 튼튼한데다 고풍스러운 느낌까지 준다. 오른쪽 위편에는 살짝 홈이 패여 있는 자죽마다 풀이 자라고 있는데 이는 6.25전쟁 당시 총탄 자국이라 한다. 일제 강점에 더해 한국전쟁의 역사까지 함께하는 현장이다. 진주역차량정비고는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린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는 바로 옆에 늘어서 있는 은행나무들이 한껏 멋을 더해준다. 살짝 이국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어쩐지 편안한 한편으로..

조선왕조보다 못한 대한민국의 기록관리

가끔 한국 현대사에 얽힌 새로운 사료(史料)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했을 때, 그 자료의 출처는 어김없이 미국 국립문서기록보존소인 경우가 많다. 이런 보도를 보면서 '왜 우리나라의 역사자료가 국내엔 없고 미국에만 있을까' 하고 의문을 느꼈던 적이 있다. 그러던 중 불과 몇년 전 '기록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도서관(library)이나 박물관(museum)과는 또 다른 기록관(archives)이라는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도서관이 인쇄된 책을 보관하고, 박물관이 유물을 보존하는 곳이라면, 기록관은 말 그대로 문서를 비롯한 각종 역사자료를 보존하는 곳이다. 선진국에는 이 기록관이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숫자만큼이나 많다는 사실도 적잖은 충격이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보..

문화유산을 왜 특정단체에 무상임대하나

경남 마산에는 83년 전인 1926년 일제가 지은 일본 헌병분견대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인 1909년 12월부터 일제 헌병은 마산에 있었으나 분견대 건물이 지어진 것이 1926년이라는 것입니다. 어쨌든 1945년 해방 때까지 20여 년간 헌병대로 사용되었던 이 건물에서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들이 고초를 당했을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해방 후에도 이 헌병대 건물은 국방부 소유가 되어 군 정보기관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지금은 기무사(국군기무사령부)로 이름이 바뀐 옛 보안사의 마산파견대가 '해양공사'라는 간판을 달고 각종 사찰활동을 해왔겠죠. 일제 때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던 헌병대가 해방 후에는 민주화운동가들을 사찰하고 고문하는 정보기관으로 탈바꿈 한 것입니다. 그러던 중 1990년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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