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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3

설날이 진정한 새해 첫날인 까닭

기준이 다르다보니 새해 첫날로 꼽히는 날도 여럿이군요. 그냥 설날을 맞아 드는 생각을 한 번 간추려 봤습니다. 자연 현상의 시작, 동지(冬至) 옛날 처음에는 양력 절기 가운데 하나인 동지가 새해 첫날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양력이든 음력이든 절기(節期) 따위가 성립하기 훨씬 이전에 말입니다. 인류가 오랜 경험을 통해 이날 동지의 특성을 알아차린 때문입니다. 동짓날이 새해 첫날인 까닭은 간단합니다. 이날 해가 한 해 가운데 가장 늦게 뜨고 가장 일찍 지기에 가장 짧습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이날부터 해가 다시 길어집니다. 겨울(冬)의 끝에 이르렀으니(至) 이제 남은 것은 봄과 여름과 가을밖에 없는 셈입니다. 가장 짧아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길어지는 일밖에 없는 셈입니다. 그러니 새해의 첫날로 잡..

둘러보는 데만 두 시간 걸리는 망한 절터

영암사 터 석등 틈으로 모산재 보는 재미 경남 합천 모산재 아래에는 폐사지(廢寺址-이를 망한 절터라고 이르면, 느낌이 또 달라지지요. 하하.)가 있습니다. 고려 시대 들어섰다는, 그러나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영암사 터입니다. 여기는, 적어도 제게는 엄청 멋진 존재입니다. 한 번 말씀드렸듯이, 망한 절터임에도 기상이 아주 밝고 맑고 씩씩합니다. 절터가 동쪽을 향해 앉아 있다든지 배경으로 삼은 모산재가 바위산이어서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기운 때문이라든지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핵심은 절터에 갖가지 돌들이 옛적 가공을 겪은 그대로 많이 남아 있는 덕분이라고 저는 여깁니다. 한 번 둘러 보시지요. 여기에 빠져서, 하나하나 바로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따져도 보고 생각하면서도 보고 아무 생각없이..

가본 곳 2009.11.04

동지(同志)

동지(同志)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쓰지 않습니다. 기자 동지는 물론 당원 동지도 물론이고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저하고 뜻(志)이 같은(同) 사람이 그리 많으리라고 생각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그리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민주노동당이 분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더욱 그리 여기게 됐습니다. 민주노동당 당원 '동지'들은, 토론이나 논쟁을 하면서, 평등파는 상대를 '자주파 동지들'이라 하고 자주파 또한 상대를 일러 '평등파 동지들'이라고들 종종 일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입에 발린 말이었습니다. 그들은 결국 갈라섰습니다. 동지가 맞다면 갈라서지 않았어야 합니다. 그이들은 서로를 동지라고 할 때부터(사실은 그 전부터!) 상대방을 동지로 여기고 있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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