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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2

학부모에게 시(詩) 읽어주는 교장선생님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저는 도종환 시인의 이 시(詩)를 얼마 전 있었던 태봉고등학교 학부모 연수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이 시를 읽어준 이는 태봉고 교장 여태전 선생님이었습니다. 올 3월 입학 예정인 아이들의 예비학부모를 포함한 100여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장 선생님이 특..

노루표 페인트 노동자와 도종환 시인

도종환 시인 글이 떠올려준 노루표 페인트 노동자 2010년 12월 25일치 18면을 보면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 스물여섯 번째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제목이 '책임 저편의 무책임… 미안하고 아팠습니다'입니다. 이 글을 읽다 보니 1985년 감옥에서 만났던 노루표 페인트 노동자가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그해 7월 스물세 살 나이로 서울구치소에 들어갔는데, 두 살인가 많았던 노루표 페인트 노동자 형은 저보다 앞서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 형은 이번이 두 번째라 했습니다. 국민학교만 나왔다는 그 형은 키가 작았습니다. 저는 키가 184cm인데 그 형 머리는 제 어깨 높이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 형은 활달했습니다. 늘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그 형은 자기가 노동쟁의를 벌이다 붙잡혔는데, 두 번째라서 이번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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