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날은 더웠답니다. 낮 더위는 '원래 그렇겠거니' 참았는데요, 밤이 돼도 더위가 수그러들지를 않았습니다. 물기가 잔뜩 밴 탓에 칙칙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이미 나선 걸음입니다. 이럴 때는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조금씩 움직임으로써 땀이 비어져나올 빌미를 줄여야 한답니다. 8월 5일 오후 4시 30분 즈음, 진주성에 닿았습니다. 찜통더위에 나들이 하는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 촉석루에 올랐더니 난간이 있는 가장자리를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습니다. 다들 조금은 늘어져 있었는데, 난간이 아니라 가운데 기둥에 기대어 앉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땀을 식힌 다음 앞을 보니 젊은 아버지가 아이와 함께 있는 자리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