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쯤이었을 게다. 진주에서 몇 번 선거에 출마한 적도 있는 한 정치인을 만났다. 대뜸 그가 내게 물었다. “김두관 (전) 도지사가 김 국장 말을 가장 잘 듣는다고 하던데, 왜 중도사퇴하고 나갈 때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느냐?” 순간 당황스러웠다. 김 전 지사와 동향이고, 내가 학생이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니 오래된 사이긴 하다. 하지만 평소 정치적 진로나 거취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는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인으로, 내가 기자로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면서 당연히 ‘불가원 불가근( 不可遠 不可近)’의 관계가 된 것이다. 그러니 도지사직 중도사퇴 때도 전혀 의논한 적 없다. 그래서 잠시 멈칫한 끝에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기자입니다. 기자가 정치인에게 글로 말하지 않고, 입으로 조언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