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취재차 시골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이 많은데요, 요즘 날이 추워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번듯한 윗채를 그대로 비워둔 채 낡고 다 쓰러져 가는 아랫채 쪽방에서 기거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더라는 겁니다. 처음엔 이상한 생각도 했습니다.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아랫방으로 쫓겨났나? 아니면, 그냥 사랑방에 있는 게 익숙해서…? 그런데, 어느날 하루 해가 지고 난 뒤 어두운 시간에 한 어르신을 찾아뵈었는데, 거기도 아랫채에 기거하고 계시더군요. 윗채는 아예 불도 꺼져 있었고, 할머니도 아랫방에 함께 계셨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계신 상황이라면 제가 짐작했던 이유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제서야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왜 윗채를 놔두고 여기 아랫방에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