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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4

고양이 늘어진 낮잠 보고 떠오른 시(詩)

아까 대낮에 무청을 말리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고양이가 보였습니다. 나무 아래 그늘에서 그야말로 무심하게 늘어져 자고 있었습니다. 뭐 주인 없는 도둑고양이쯤 되겠지요. 저는 한편 부럽고 한편 샘이 나서 3층 우리 집에서 큰 소리로 불러봤습니다. "어이, 고양이야!" 깨지 않았습니다. 한 번 더 불렀겠지요. "야 ,고양이야. 고개 들어봐!" 마찬가지였습니다. 고개를 들기는커녕 조그마한 귀조차 전혀 쫑긋거리지 않았습니다. 무사태평이었습니다. 무청을 널다 말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려니, 제가 고양이에게 동화(同化)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느긋함, 저 여유로움, 거기에서 느껴지는 고양이 삶의 아주 느릿느릿한, 그래서 아예 흐르지도 않는 듯한 흐름. 물론 고양이인들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고달프지 않을 까닭..

길고양이랑 하룻밤 지낸 뒷얘기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와 하루 재운 사연을 ‘길고양이와 하룻밤 지낸 우리 딸’(http://2kim.idomin.com/779)이라는 제목으로 15일 밤에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16일 밤 9시 즈음에 “뒷이야기가 궁금하네요. 현지가 무슨 말을 했을까?” 댓글이 붙었습니다. 우리 딸 현지는 제 짐작대로 불쌍하고 어린 이 고양이를 데려온 14일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제가 들어올 때까지 자지 않고 기다리던 현지가, 이튿날은 초저녁에 잠들어 제가 깨워도 일어나지 못할 때 저는 알아봤습니다만 하하. 현지는 이튿날 아침 7시에 고양이를 키울 친구를 만나러 나갈 작정이었습니다. 원래는 아침 9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상대 친구가 일찍 보고 싶다고 앞당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지는 잠들면..

길고양이와 하룻밤 지낸 우리 딸

14일 토요일 저녁 우리 딸 현지가 전화를 받고 나가더니 얼마 안 있어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고양이 좀 데려가면 안 돼요? 내일 아침 9시까지만요. 지금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데리고 있을 사람이 없어서요. 내일 아침 친구가 데려가기로 했어요.” 저는 심드렁하게 말했습니다. “그래, 마음대로 하렴.” 그랬더니 딸이, “아빠 화났어요?” 했습니다. 그래 저는 공지영 소설 에 나오는 M역 앞 고양이들을 떠올리며 “아니, 화 안 났어, 말 뜻 그대로야.” 이랬습니다. 현지는 그러니까 고양이 때문에 나간 모양이었습니다. 그러고도 한참 있다가 들어왔는데, 커다란 종이 상자가 하나 들려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고양이를 넣어왔습니다. 현지는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입가에는 웃음이 맺혀 있었습니다. 아빠가 번거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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