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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7

지역신문에는 왜 지방자치 전문기자가 없나

“변화와 창조는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이루어진다. 중심부는 기존의 가치를 지키는 보루일 뿐 창조 공간이 못 된다.” 요즘 내가 종종 인용하는 신영복 선생의 말이다. 그런데 과연 대한민국에서도 변방이 창조 공간일까? 난 아니라고 본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대 2에 머물고 있는 ‘2할 자치’에선 가능성조차 없다. 세금뿐 아니다. 온 나라 각 지역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 코 묻은 돈까지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 편의점이 싹쓸이해가는 시대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가, 동네서점과 동네식당도 대형서점과 프랜차이즈가 장악했다. 병에 걸려도 서울로 간다. 2014년 지역 환자 266만 명이 약 2조 8000억 원을 수도권 원정진료에 사용했다. 10년 전 1조 1000억 원과 비교해 2.6배나 늘었다. 시장·군수,..

박사모·전사모를 너무 미워하지 마라

지난 19일 철학자이자 서평가인 강유원 박사가 창원에서 한 강의 내용 중 기억해두고 싶은 몇 가지를 남겨둔다. 강의 후기는 '돈독 오른 한국사람들이 바뀌려면…'이라는 포스팅을 참고하면 된다. 강의 도중 간단히 메모한 것을 옮긴 것이므로 강유원 박사가 원래 했던 말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김일성 생일과 한국의 해병대 창설일은 같은 4월 15일이다. 해병대 출신들이 제대 후에도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며 뭉쳐 다니는 걸 욕할 필요 없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기 공개적으로 올리긴 뭣해서 생략함) ○ 전통 농경사회에선 아버지에게 효도할 수밖에 없다. 효도하지 않으면 논밭을 나눠주지 않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선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대화할 수밖에 없지만..

내부식민지 근성 못벗어나는 지역사람들

얼마 전 인문학 강의를 위해 마산에 온 강유원 박사(철학)는 한국의 대학을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서울대와 고대, 연대를 뜻하는 'SKY대'와 '기타대', '지잡대'가 그것입니다. '지잡대'와 '기타대'를 아시나요? '기타대'는 서울대와 연대, 고대를 뺀 '서울의 기타대학'을 말하고, '지잡대'는 '지방의 잡다한 대학'을 뜻한다고 합니다. 강유원 박사는 '기타대'와 '지잡대'를 같은 반열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 우리사회에서는 '지방대'가 아무리 좋아도 서울의 삼류대학보다 못한 걸로 보는 풍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성적으로도 들어갈 수만 있다면 '지방국립대'보다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들더라도 서울 소재 대학에 가려고 기를 씁니다. 세계에서 한국만큼 수도권 집중이 심한 나라가 없고, 격차가 ..

전주의 독특한 '가맥' 술집 아세요?

전라북도 전주는 음식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주비빔밥이 그렇고, 한정식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 전주의 술집문화로는 1만2000원 짜리 막걸리집도 유명하다더군요. 전주 막걸리집은 전북원음방송 김사은 PD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는 전주 막걸리집의 특징을 이렇게 썼습니다. "전주 막걸리의 특징은 1만2천원하는 막걸리 주전자가 추가될 때마다 특별 안주가 코스별로 따라온다는 것. 다른 업소에서 한 장 당 최하 5천원인 파전은 기본안주에 속하고, 연하고 큼직한 소고기에 국산 고사리가 듬뿍 들어간 정통 육개장쯤 되어야 품위있는(?) 국물로 인정받으며 전주 막걸리 안주로 쳐준다. 막걸리 주전자를 두어개 비우고 싱싱한 게장에 김가루까지 뿌린 밥이 나온데 이어 급기야 막걸리 안주로 낙지회에 삼합이 딸려 나올 즈음, 일행들..

맛집 기행 2008.11.25

한국에서 지방은 '내부식민지'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이 '좀' 시끄럽다. 전국 각지의 지역신문들도 이에 대한 지역민의 반발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딱 이 정도뿐이다. 아무래도 구체성이 약하다. 그동안 수도권의 어디 어디가 어떠한 규제를 받아왔는지, 이제 와서 그걸 왜, 어떻게 푼다는 것인지, 풀면 장·단기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고, 그 외 지역에는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당장 규제가 풀리면 우리지역에서 떠나려하는 기업들은 얼마나 있는지, 그렇게 되면 나와 내 자식에게는 어떤 손해가 올 수 있는지,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남은 어떤 절차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외국에선 어떤 수도권 정책을 쓰고 있는지…, 그런 걸 세세하게 알기 쉽게 풀어주는 보도는 보지 못했..

지역신문 관련 책 두 권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상세보기 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 기사를 엿으로 바꿔 먹다뇨 상세보기 박주현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팔리지 않는 지방신문의 비밀? 17년 넘게 지역언론에 종사하면서 현직 기자부터 논설위원에, 시민편집국장까지 역임한 저자가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 지역과 언론에 대한 세밀한 보고서 『기사..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강준만 교수께서 제 졸저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에 대한 글을 에 써주셨군요. 제가 보기엔 과찬이다 싶은 부분도 많고, 쑥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블로그가 '지역에서 본 세상'인 만큼, 공유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 유철미 발행인의 허락을 얻어 전재합니다. [강준만 칼럼]‘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연고주의를 배격하자면서도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는 동창회나 향우회 소식이 매일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언론인들이 참석하는 각 대학의 ‘언론동문회’ 소식은 사진까지 빠지지 않는다. 새해에는 이것부터 확 없애버리면 어떨까.”(87쪽)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행정자치부장이 최근에 출간한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국신문들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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