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감나무

청도 감나무 풍경에 고향집이 생각났다 옛날 제가 살던 경남 창녕군 유어면 한터의 고향집은 정동향(正東向)이었습니다. 동쪽에는 멀리 화왕산이 솟아 있는데, 여기서 치뜨는 해가 아침이면 늘 방안을 환하게 밝히곤 했습니다. 창호지를 바른 창문이었는데요, 옛날에는 거기 사람 앉은 눈높이 정도에 조그만 유리를 한 토막 집어넣어 방문을 열지 않고도 바깥을 살필 수 있도록 돼 있었지요. 그런데 여기로 들어온 햇빛이 잠자는 제 얼굴에 비치곤 했습니다. 그 햇빛에 눈이 부셔서 부스스 눈을 뜨면, 마당에 있는 키큰 감나무 한 그루가 그 햇살을 자기에게 달린 가지로 잘게 부수곤 했습니다. 겨울이면 하얀 서리를 몸에 감고 있던 그 나무가 햇살까지 하얗게 갈라 더욱 희게 느껴졌습지요. 그 감나무말고도 여러 그루가 우리 집에 있었지만 그 감나무가 저는 가장 좋았습니.. 더보기
단풍보다 아름다운 청도의 감나무 풍경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저는 과일 중에서 감을 유독 좋아합니다. 감은 저에게 추억이기도 합니다. 특히 봄비에 젖어 마당에 떨어진 하얀 감꽃이나 가을에 주황빛으로 매달려 있는 감을 보면 수십 년 전 어린 시절 고향집 흙마당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감의 20% 이상이 수확된다는 경북 청도에 전국의 블로거들과 함께 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100인닷컴과 감고부가가치화클러스터사업단(단장 예정수)이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감나무가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 봤습니다. 한 집에 한 그루 정도 감나무가 있는 제 고향마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천지삐까리'더군요. 감나무가 그렇게 밀집해 있으니 그것도 장관이었습니다. 가을 산천이 단풍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감도 이렇게 아름다울.. 더보기
70년대 가을 느낌을 주는 삿갓배미논 '삿갓배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여 들어보셨나요. 저도 얼마 전에 이 말을 알게 됐는데, 삿갓처럼 생긴 논배미, 삿갓 만큼이나 조그만 논을 뜻한다고 합니다. 배미, 논배미는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하나하나 논을 말한다지요. 삿갓배미가 얼마나 작으냐 하는 것은, 이를테면 그 '탄생 설화'를 들여다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옛날 어느 농사꾼이 산골 논에 일하러 갔답니다. 가서는 일을 하다가 힘이 들어서 잠깐 삿갓을 벗어놓고 쉬었습니다. 그러면서 보는데, 어라? 참 이상한 노릇이군. 논이 한 배미가 적더랍니다. 원래 논배미가 넷이었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기로는 셋뿐이더라는 얘기입니다. 그래 한참 헛고생하면서 헤아리다가, 벗어놓았던 삿갓을 무심코 들어보니 글쎄, 거기 잃어버린 논배미 하나가 들어 있더라는 것입지.. 더보기
금란방과 감나무가 멋졌던 산청 율곡사 금란방(禁亂榜) - 어지럽게 굴면 안 된다고 알리는 방입니다. 저는 여지껏 실물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인가 어디에서 절간 풍경 분위기 그리는 대목에서 슬쩍 한 번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금란방을 붙이는 시절은 오래 전에 지나버리고 말았구나 하고 여기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 이 을 2003년 12월 21일, 크게 별스럽지 않은 산청 정수산 율곡사에서 봤을 때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같이 갔던 아들과 딸이 눈이 똥그래져서 왜 그러세요? 물을 정도였습니다. 금란방이 비닐로 덮여 있고 테이프로 가장자리가 발라져 있어서 예스러운 멋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 세 글자만으로 하고자 하는 얘기를 완벽하게 전하고 있습니다.(물론 읽는 이가 중국글을 알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만.) 글자..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