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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행정구역 뛰어넘는 생태관광벨트 구축해야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7) 경남 생태여행의 미래와 전망 고성 둠벙·사천 완사습지 등 빼어난 자연환경 품은 경남 시·군 관광정책 제각각 추진 통합적인 관계망 형성해야 마을 공동사업·특산품 개발 등 주민 소득창출 연계 고민 필요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의 마지막은 경상남도생태관광정책위원회 이찬원 위원장과 경남생태관광협회 이찬우 회장을 모시고 얘기를 듣는 자리였다. 생태관광은 우리나라에서 본격 시도된 지 10년 정도로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7월 27일 오후 창원 삼정자동 강림환경연구원에서 생태여행이 생태환경 보전과 주민 소득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알아보았다. -도시수처리 전공 학자가 생태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이찬원 = 미국 유학..

정세권 선생이 북촌 한옥마을을 지은 뜻은

서울 남촌 일본인 거주지의 확장 그 북진 막으려 한 정세권 선생 독립운동에 몸소 나서고 고향 고성 소학교 건립도 서울에 가면 북촌 한옥마을이 있다. 하나같이 가운데에 마당을 두고 사방을 건물로 두른 ㅁ자 모양이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어서 고관대작들의 저택이 많았는데 지금 한옥은 1920~30년대에 대단지로 지어졌다. 북촌 맞은편 남촌은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1920년대에 서울 인구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인들이 많아지자 북촌 고관대작들의 소유지에 눈독을 들였다. 북촌 한옥마을은 일본인들의 이런 북진을 막으려고 지은 것이다. 조선이 망하면서 궁색해진 고관대작들이 저택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는 족족 정세권이라는 인물이 사들였다. 광대한 집터를 잘게 쪼갠 다음 10~20채씩 한..

<습지에서 인간의 삶을 읽다> 에필로그

멀리서 보는 습지는 아름답다. 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이 습지를 얼마나 함부로 대하는지 그 흔적들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습지 탐방은 우리 인간이 망가뜨린 적나라한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해안에는 그물, 브이, 유리병, 페트병 따위가 밀려온 파도 끝에 수북이 매달려 있다. 냇가에는 수풀더미로 대충 눈가림을 하고 있는 쓰레기더미가 쌓여있고, 낚시꾼들이 버린 찌, 바늘, 밑밥, 라면 따위는 흐물흐물 습지 속으로 녹아든다. 냉장고, 텔레비전, 전축, 선풍기, 밥솥 등 온갖 가전제품이며 자전거, 타이어, 의자, 소파, 찬장, 씽크대, 침대매트, 옷가지, 과자 봉지, 포장용 스티로폼 등 인간이 버린 온갖 잔해들이 패잔병처럼 구석구석 널브러져 있다. 어디 그뿐이랴! 농사용 비닐은..

법수옥수홍련의 고향은 안녕하신가

함안에는 법수옥수홍련이 있다. 법수면 옥수늪에서 오래전부터 자생해 온 붉은 연꽃이라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옥수늪에서는 보기 어렵고 가야 읍내 함안연꽃테마파크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다. 법수옥수홍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홍련이다. 2007년 조선시대 왕궁인 서울 경복궁의 경회루 앞 연못에 연꽃을 복원할 때 채택된 것이 법수옥수홍련이었다. DNA를 조사했더니 신라 경주 안압지에 있었던 연과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 손을 타기 이전의 모습과 성질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적어도 1100년 넘게 연원을 이어왔다는 얘기다. 가야시대와 이전 청동기시대에도 이 홍련은 옥수늪에 있었음이 분명하다. 현존하는 연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고유 토종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옥수홍련에게 주어졌다. 옥수홍련은 개량을 거듭한 여느..

코로나19가 가져온 '저녁이 있는 삶'

내가 참여하고 있는 한 모임은 며칠 전 줌(Zoom)으로 화상 송년회를 열었다. 회원들은 미리 받은 먹거리 꾸러미를 풀어 맥주를 마시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원래 공부 모임이다 보니 한 시간은 화면공유 기능을 통해 파워포인트를 보며 강의를 들었고, 이후엔 각자 근황과 내년 계획을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술집에서 왁자지껄 보내는 송년회보다 오히려 의미와 재미가 더했다. 코로나19는 올 한 해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줬다. 한 지인은 요즘 웬만한 회의도 줌이나 구글 미트(Meet)로 한단다. 덕분에 단 한 시간 회의를 위해 왕복 10시간 이상 서울을 오가는 일이 사라진 게 너무 좋단다. 나도 올 하반기 들어 세 개의 강의를 영상으로 녹화해 보냈고, 두 번의 강의..

믿었던 사람들이 무서워졌다

한동안 페이스북에 아무런 글도 올리지 않았더니, 몇 지인들로부터 '뭔 일이 있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그러고 보니 두 달째 내 페이스북은 멈춰 있다. 첫 계기는 지난 5월 '윤미향 사태'였다. 아니 정확히는, 윤미향의 죄를 미리 단정해놓고 그를 향해 독기 서린 증오 글을 올린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그들이 윤미향을 증오한 근거는 당시의 언론보도였다. 내가 믿고 존경해왔던 분들이었고, 평소 누구보다 조중동류의 보도 행태에 분개해왔던 이들이어서 충격이 더했다. 두 달 뒤 박원순 사건 때도 그랬다. 정확히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떤 이는 너무나 쉽게 망자의 편에 섰고, 다른 이는 고소인의 편에 섰다. 윤미향을 날 선 언어로 욕하던 사람이 이번엔 박원순을 옹호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무..

탈원전 반대, 미래세대에 득일까 독일까

두산중 위기와 탈원전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사태를 두고 정당과 후보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고 있다. 두산중공업 본사가 있는 창원 성산 선거구에서 보면 이렇다.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두산중공업과 협력사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며 "'탈원전 피해 보전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기호 2번이다. 기호 6번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정부는 더는 기업 결정에 개입하긴 어렵다는 무책임한 말로 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 기업 보상을 위한 '에너지 전환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기호 7번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총수 일가가 경영 책임을 인정하고 사재 출연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국가도 발전산업과 원전사업을 민영화함..

50년 전 대한민국 야생 표범의 최후

'표범' 하면 우리나라와 관련이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세대는 아프리카에나 사는 동물 정도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표범이 살고 있었다. 그것도 경남에. 야생 표범이 마지막으로 잡혀 죽은 데가 바로 경남이기도 하다. 3월 4일은 그로부터 딱 50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 숨을 거둔 최후의 한국 표범을 기리는 마음을 이 글에 담았다. 그것은 경남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대한민국 야생에서 잡힌 최후의 표범이었다. 1970년 3월 6일자 경향신문은 이렇게 보도했다. "경남 함안에서 18세쯤 되는 수표범이 잡혀 화제. 지난 4일 상오 10시쯤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 뒷산에 노루 사냥갔던 설욱종씨(50·부산시 서구 부민동1가 18) 등 3명은 범의 발자국을 따라..

시쓰고 노래하며 토종씨앗 지키는 청년 김예슬

경남 합천 황매산 자락 가회면 목곡마을에는 서정홍이라는 시인농부가 살고 있다. 시집 『58년 개띠』로 유명한데 그밖에도 많은 시집과 산문집을 내었다. 1980년대에는 노동운동을 했고 90년대부터는 농민운동을 했다. 우리밀살리기운동 경남본부 사무국장으로 시작하여 1998년 농촌에 가서 농부가 되었으며 2001년 도시로 돌아와 우리농살리기운동 경남본부 사무국장을 하다가 2005년 다시 농촌에 가서 지금껏 농사지으며 살고 있다. 아내와 함께 소농을 하면서 뜻맞는 이들과 공동체도 꾸리고 있다. 처음에는 나무실공동체라 했다가 2008년에 열매지기공동체로 이름을 바꾸었다. 열매지기는 열매를 지키는 농부들이라는 뜻이다. 2020년 현재 합천군 가회면의 대기·원동·동대·연동·목곡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아홉 가구 스물일곱..

2만 5000원 짜리 희망연대 백서의 의미

포털 다음이나 네이버 검색창에 ‘친독재’라는 키워드를 넣어본다. ‘다음 책’에서는 유일하게, ‘네이버 책’에서는 6권의 책 중 맨 위에 가 나온다. ‘친일’이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약 70종의 책이 나오는데, 물론 그 속에도 이 책이 포함되어 있다. 클릭하면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8개 인터넷서점에서 판매 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책 소개, 저자 소개, 목차, 출판사 서평 등이 펼쳐진다. 이 책에는 ‘열린사회희망연대 20주년 기념 백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백서(白書)’란 말은 17세기 영국 정부가 발간한 외교정책 보고서에서 나왔다. 즉 정부가 펴낸 공식보고서의 표지가 흰색이었던 데서 비롯됐다. 이후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가 내는 활동보고서에도 ‘백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일반화했다.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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