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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126

정치인 간담회, 사회자의 역할은 뭘까?

블로거 파비 님이 오늘 아침 '강기갑 대표 블로거 간담회 질문통제에 유감'이라는 글을 올리셨네요. 저도 어제 있었던 간담회 내용을 정리해 기사로 출고해야 할 시간이지만, 이 글에 대한 답변부터 먼저 올려야 겠다는 생각에 급히 씁니다. 어차피 블로그는 '주관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해온 저로서는 자기가 보고 경험한 것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쓴다고 해서 누가 뭐랄 사람은 없습니다. 또 그렇게 해야 '객관 저널리즘'인 신문기사에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재미도 있겠죠. 하지만 그날 간담회에서 사회를 봤던 저는 이 글로 인해 졸지에 블로거의 '질문통제'나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군요. 그래도 뭐 거기에 대해 '반박'까지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당사자는 그렇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을테니까요. 다만 간담회 ..

처음 먹어본 라-면의 맛 기억하시나요?

태어나서 처음 라면을 먹어본 기억 아직도 갖고 계시나요? 저는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였답니다. 당시 고향 남해에서 4학년을 마치고 부산으로 전학을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개학 전 미리 부산의 누나 집에 가 있었지요. 부산 초장동의 산동네에 누나들이 셋방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비탈진 골목길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마다 세상에서 단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특이한 음식 냄새가 풍겨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냄새의 정체가 궁금했습니다. 그 냄새의 정체를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누나가 라면을 사와 끓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라면을 양은냄비의 펄펄 끓는 물 속에 넣는 순간, 저는 그 특이한 냄새가 바로 그 꼬불꼬불한 국수에서 나는 것임을 알아챘습니다. 첫 맛이 어땠을까요? 아주 강렬..

애드클릭스 덕분에 온종일 기분이 좋았다

나는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글을 어렵게 쓰는 이유를 이렇게 본다. 자기가 말하는 내용을 자기 스스로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독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어렵게 써야 뭔가 있어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명색이 민주주의와 진보를 내세우는 사람이 민중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기본 자세부터 안 된 것이다. 적어도 민중을 위한다면 초등학교 정도만 나와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글을 쉽게 쓰려고 노력하지만, 나 역시 쉽게 쓴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자주 느낀다. 그게 내 능력의 한계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내가 확실히 아는 것만 쓰자고 매번 다짐한다. 그런데 오늘은 대놓고 '자랑질' 한 번 해야..

한강보다 세느강이 아름다워 보이는 까닭

워낙 오래 전에 읽은 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헤세의 에 이런 구절이 있었던 것 같다. "밤하늘의 불꽃놀이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것이 찰라이기 때문이다. 즉 그것이 금방 스러져 없어질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비슷한 말을 지난 20일 다음세대재단의 '2009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체인지온' 행사의 강의에서 들었다. 광고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박웅현 TBWA코리아 크리에이터 디렉트가 한 말이다. 그는 "서울의 한강이 사실은 파리의 세느강보다 더 예쁜데, 우리가 한강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세느강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한강을 언제든 볼 수 있는 반면 세느강은 2박 3일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

이런 기발한 행사 오프닝 보셨습니까?

앞에서도 '2009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의 행사 진행에 대해 쓴 글(체인지온에서 배운 행사진행의 기술)이 있지만, 그날 행사 오프닝 역시 하도 재미있어서 소개합니다. 다음세대재단이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연 행사였습니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경쾌한 음악과 함께 연단의 대형 빔프로젝트에 느닷없이 이런 메시지가 뜹니다. "참가자 중에 OOO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이름이 호명된 당사자는 물론이고, 참석자들도 모두 어리둥절해 합니다. 당사자가 엉거주춤 일어나자 스크린에는 "오늘 행사장에 1등으로 도착하신 분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그제서야 당사자는 활짝 웃으며 두 손을 번쩍 듭니다. 참석자들도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칩니다. 이어 또 다른 사람의 이름이 ..

체인지온에서 배운 행사진행의 기술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체인지온-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다음세대재단이 '비영리가 알아야 할 소셜 네트워크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연 이번 컨퍼런스는 '미디어에 관심있는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이 참석대상입니다. 저도 몇몇 비영리단체에 관여하고 있으니 관계자가 아니라고 할 순 없겠지만, 본업이 신문기자인 제가 굳이 제 돈과 시간을 들여 멀리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비록 지역의 작은 신문사이지만 뉴미디어부를 맡고 있는 저로선 소셜 네트워크가 이미 새로운 미디어 영역이 된 상황에서 그 흐름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고, 무엇보다 지역신문과 비영리단체의 파트너쉽을 통한 뉴미디어 전략을 고민해온 저로선 이번 행사에서 뭔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

호텔 인터넷사용료 30분 8000원이라니…

한국디지털뉴스협회와 언론재단 뉴스저작권사업단의 워크숍 참석차 대구 인터불고호텔에 와 있습니다. 금호강변에 위치해 경관도 좋고 규모도 꽤 큰 호텔입니다. 무궁화 다섯 개가 그려져 있는 특급호텔이더군요. 그런데 이런 특급호텔에서 도저히 제 짧은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가 너무 부실하거나 고약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인터불고호텔은 컨벤션시설이 상당히 잘 되어 있는 편임에도, 회의장에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안 됩니다. 유선도 회의실 안 무대 앞에 딱 1개 회선밖에 없습니다. 어제 워크숍에선 아이폰 전도사와 트위터 마니아로 잘 알려진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을 초청해 '모바일 콘텐츠시장의 현황과 전망'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어 이시훈 계명대 교수의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의 변화와 표준화',..

추석 황금들녘, 태극기, 그리고 농민의 한숨

추석이라 고향 남해에 와 있습니다. 올해는 이렇다 할 태풍 피해도 없어서인지 벼가 유례없는 풍작입니다. 농촌 들녘 어느 한 군데도 쓰러진 벼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들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은 특히 10월 1일 국군의 날, 10월 3일 개천절, 10월 9일 한글날이 끼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집마다 태극기가 착실히 걸려 있습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웬만한 국경일이라도 태극기를 내거는 집을 별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골에는 이렇게 국경일이 되면 집집마다 어김없이 태극기가 휘날립니다. 이번에는 면사무소에서 마을 스피커를 통해 '10월 1일부터 9일까지 태극기를 게양하라'고 방송을 했다고 하는군요. 그 방송에 따라 농민들은 한 집도 빠짐없이 이렇게 대나무를 묶어서라도 태극..

잡초로 여겼던 괭이밥, 이런 아름다움이…

베란다에 식물을 키우다 보면 심지도 않았는데 끊임없이 나오는 풀이 있습니다. 바로 토끼풀처럼 생긴 괭이밥인데요. 이게 이토록 생명력과 번식력이 끈질긴 줄 몰랐습니다. 거의 온갖 화분에 저절로 올라와 영역을 확대해 나갑니다. 처음엔 잡초로 여겨 보일 때마다 뽑아버렸는데, 가만히 보니 이게 은근히 예쁘더군요. 몇 년 전 중국 상해에 갔을 때 보니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도로 사이의 녹지나 길가의 화단에 잔디 대신 아예 토끼풀을 심어(?) 놓았더군요.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잔디밭에 토끼풀이 나오면 처음의 저처럼 뽑아버리지만, 거긴 토끼풀이 풀밭의 주인이었습니다. 그 때 느낀 건데, 잘 깎아서 관리한 잔디밭보다 오히려 제맘대로 자라도록 놔둔 토끼풀밭이 조경으로서는 더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토끼풀꽃이 만발해있는 모..

기업이 왜 신문기자에게 선물을 보낼까?

오전 11시쯤 낯선 번호가 휴대전화에 떴다. 받아보니 택배 기사란다. "김주완 씨 맞지예?" "예, 그런데요." "택배 배달할 게 있는데, 지금 집에 누가 계십니까?"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 최근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한 일도 없었다. "배달할 물건이 뭐죠?" "아 네, 주류라고 되어 있는데 술 종류인 것 같네요." "보내는 사람이 누구죠?" "○○그룹에서 보내는 건데요. 지금 집에 아무도 없습니까?" "그게 아니라, 죄송하지만 그거 좀 반송시켜주세요." "네? 왜요?" "아, 그거 제가 받고 싶지 않거든요. 다시 보낸 사람 쪽으로 반송할 수 있죠?" "예, 되긴 됩니다만…. 여기 적혀있는 xxx-xxxx 전화번호가 ○○그룹 맞나요?" "예 맞을 겁니다. 거기로 다시 보내주세요." "그럼 배송료는 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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