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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기행 105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김치 먹어도 되는 밥집

'한결같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달라짐이 없다'는 말입니다. '한결'은 '예전보다 훨씬 더'라는 뜻입니다. '한결'과 '한결같다'는 이처럼 뜻이 좋아서 말맛 또한 곱습니다. 한결같아서 한결 좋은 밥집을 이번에 만났습니다. 예나 이제나 꼭 같이 김치를 내놓는 밥집입니다. 요즘 들어 배추·무 값이 엄청나게 비싸지면서 배추김치 무김치를 밥상에 올리지 않는 밥집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김치찌개를 김치값이 내릴 때까지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인 밥집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 없는 속내야 짐작이 가지만, 야박한 인심에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밥집이 있었습니다. 김치값이 오르거나 말거나 내리거나 말거나 '한결같이' 이렇게 김치를 내놓는 밥집이 있었습니다. 지난 2일..

맛집 기행 2010.10.07

짬뽕·자장면이라고 다 같은 맛은 아니다

지난 24일(금), 모처럼 가족과 무학산 등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전에 회사에 들렀다가 마침 내 등산화가 떨어졌길래 새로 구입한 후, 주섬 주섬 장비를 갖추고 나서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더군요. 따로 점심을 챙겨먹으려면 너무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일단 무학산 등산로 중 하나인 만날재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매년 열리는 만날제 행사도 이날이어서 구경도 할 겸 거기서 대충 요기를 하면 되겠다 싶었죠. 택시를 타고 만날재로 가자고 했더니 운전기사 님이 대뜸 이러는 겁니다. "아, 거기 유명한 손짜장 집 앞에 세우면 되겠네요." 그래서 되물었죠. "거기 중국집이 있나요?' "예, 짬뽕이 진짜 유명한 집이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블로거 이윤기 님이 오래 전 포스팅했던 해물짬뽕집이 떠오르더군요. 아, 아마..

맛집 기행 2010.09.27

대구 가면 꼭 먹어야할 동인동 찜갈비

며칠 전 매일신문 강의차 대구에 다녀왔다. 대구까지 갔는데, 동인동 찜갈비를 먹지 않고 올 수가 있나. 다른 지역의 일반적인 갈비찜과 달리 대구의 동인동 찜갈비는 독특하게 매콤한 갖은 양념에 버무린 소갈비를 양푼이에 다글다글 조려 내놓는다. 내가 사는 창원에도 이렇게 동인동 식으로 하는 찜갈비집이 두 곳 있는데, 이 맛에 반해서 대구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먹고 오려고 애쓰는 편이다. 이날도 강의 시간이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잡혀 있어 점심시간이 애매했다. 그러나 먹지 않았다. 동인동 찜갈비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였다. 매일신문에 도착하자, 강의를 준비한 최미화 국장이 점심을 시켜놨다고 함께 먹자고 했다. '먹고 왔다'고 구라를 쳤다. 강의를 마친 후에도 최 국장은 점심 이야길 했지만 다시 안먹어도 ..

맛집 기행 2010.09.19

고향서 먹은 생물 갈치구이, 역시 이 맛!

어제(21일) 오랫만에 고향집에 다녀왔다. 9월 초에 돌아오는 어머니 제사를 앞두고 제사용품과 그릇 등을 가져오기 위함이다. 이번 제사부터 처음으로 고향집이 아닌 내가 사는 마산 집에서 모시게 된다. 고향집이라곤 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은 비어 있다. 얼마 전 남동생이 여름휴가차 다녀갔음에도 집안 곳곳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장마철이라서인지 벽지도 눅눅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은 그렇게 처량했다. 아들녀석이 곳곳에 쳐진 거미줄을 걷어내고, 청소기로 집안을 밀고 난 다음에야 다리를 뻗고 앉을 수 있었다. 마당에 난 잡초도 다 뽑진 못했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가서 청소를 해주고 집안을 건조시키지 않으면 곧 폐가처럼 될 것 같아 영 마음이 언짢다. 그대로 돌아왔다면 내내 우울할 뻔 ..

맛집 기행 2010.08.22

광주 생고기와 안심츄리의 환상적인 맛

요즘 웬만한 도시에 가면 음식점마저 서울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나 체인점이 토종 식당을 제치고 주인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족발집과 치킨집은 이미 그런 체인점이 장악한 지 오래이고, 최근엔 쇠고기 육회 전문 체인점까지 생겼더군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모자라 동네 골목길마다 대기업의 편의점들이 아이들의 코묻은 돈까지 싹쓸이해가는 상황에서 토종 음식점마저 프랜차이즈 공세에 무너져가는 걸 보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참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끔 강의차 방문하는 광주의 경우 아직은 토종 음식점들이 타 도시에 비해 많이 많이 살아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광주에서 '~회관'이라는 간판을 단 곳은 대개 토종 음식점으로 한식이나 한우 쇠고기 전문점이라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

맛집 기행 2010.07.10

광주에서 맛본 다양한 홍어 요리들

얼마 전 강연차 광주에 다녀왔다. 거기서 광주 전남 전북 지역의 많은 언론인들을 만난 것도 즐거웠지만, 역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그 지역 먹거리를 맛보는 것이다. 내가 지금껏 광주에서 감동적으로 먹었던 음식은 '안창살' 구이와 '생고기', 그리고 '굴비정식'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저녁에는 쇠고기를 먹었다. 그러나 전날 밤부터 따뜻하게 맞이해준 분들과 함께 먹은 홍어요리도 경상도 촌놈에겐 감동적인 맛이었다. 무엇보다도 홍어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이채로웠다. 사실 경상도에도 전라도의 홍어삼합이 일종의 공급계약 체결방식으로 꽤 팔린다. 그러나 홍어회나 무침, 홍어탕, 홍어애국 등은 경상도에서 먹으려 해도 파는 곳이 없다. 위의 메뉴판을 보면 홍어요리가 모두 여섯 종류다..

맛집 기행 2010.06.23

못생겨도 맛좋은 탱수찌개 먹어보셨나요?

요즘 점심은 대개 사무실이 있는 경남지능형홈센터 구내식당에서 먹는다. 식대는 3300원인데, 싸다 보니 아무래도 좀 부실하다. 엊그제 같은 사무실에 있는 권범철 기자가 "오늘은 단백질을 좀 보충하고 싶은데, 나가서 먹지요"라고 제안했다. 단백질이라기에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떠올리고 "삼겹살 먹을까" 했더니 "생선도 좋고…"란다. 둘이서 터벅터벅 걸어내려오는 길에 오랜만에 도원식당에 가기로 했다. 도원식당이라면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한 번 모시고 갔던 집이기도 하다. 그 때도 한 번 포스팅했던 집이다.(☞마산 토박이들이 즐겨찾는 식당 메뉴는?) 이 집은 우선 반찬이 푸짐한데다 주인장의 손맛이 있다. 그리고 밥도 미리 해서 보온밥통에 넣어두는 게 아니라, 바로 바로 해서 새 밥을 주기 때문에 윤기와 찰기가 있..

맛집 기행 2010.06.01

장어구이는 전문가가 구워줘야 제맛이지요

마산 가포에도 장어구이 명소가 있다 요즘 기(氣)가 많이 허약해졌는지 자꾸 장어구이가 당기네요. 얼마 전에는 민물 장어구이 덮밥(☞일본과 한국의 장어덮밥 비교해봤더니…)을 먹었으니, 이번엔 바다 장어를 먹기로 했습니다. 장어구이는 경남 진주의 남강변 장어구이 거리가 유명한데요.(☞여름철 보양식 진주장어의 담백한 맛) 남강변보다 더 맛있게 하는 진주 장어구이집도 있습니다.(☞진주 사람은 남강 장어골목에 안 간다?) 요즘은 마산 해안도로 횟집골목이 여름철엔 장어구이를 주 메뉴로 업종전환을 하기도 합니다.(☞비오는 날 장어구이 거리 가보셨나요?) 위에서 소개한 장어구이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진주 상봉동 진주간호보건대 앞에 있는 장어구이집이 제일 낫더군요. 또한 민물장어는 마산 진동 장어구이도 괜찮지만, 거긴 ..

맛집 기행 2010.04.15

일본과 한국의 장어덮밥 비교해봤더니…

최근 점심 때 지인을 만나 일식집에서 장어덮밥을 먹었습니다. 메뉴를 장어덮밥으로 고르는 순간 지난 2008년 가을 일본에서 먹은 장어덮밥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일본에서 먹은 장어덮밥과 한국의 일식집에서 먹는 장어덮밥을 한 번 비교해보자." 사실 2008년 당시 일본 동경에서 먹어본 장어덮밥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장어가 아주 통통하고도 싱싱했습니다. 일본 에도시대의 상점가를 재현시켜놓았다는 아사쿠사의 한 골목에서 찾아간 일본식 식당이었는데요. 제 기억으론 약 1200엔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장어덮밥과 참치덮밥, 그리고 회 한접시, 일본소주 한 컵을 먹고 모두 4630엔을 지불했었죠. '타츠우미야'라는 식당이었는데요. 장어덮밥은 위의 사진과 같이 나왔습니다. 저기 왼쪽 주전자에 있는 건 차(茶..

맛집 기행 2010.04.06

여수 서대회무침, 맛의 비결은 막걸리식초

여행이 즐거우려면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산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다들 그렇겠지만 나는 특히 여행지에서 뭘 먹느냐에 큰 의미를 둔다. 이번 여수 팸투어에서도 그랬다. 다행히 이 투어를 주최한 여수시와 주관사는 매끼마다 여수의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그래서 특별히 행복한 여행이었다. 이번 팸투어에서 먹은 여수의 향토음식 중 서대회덮밥을 빼놓을 수 없다. 해물한정식도 먹었고, 쇠고기 양념갈비도 먹었지만 서대회만큼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서대는 가자미과의 생선으로 납작하면서도 약간 길쭉하다. 맛이 담백하면서도 고소해 남해안 사람들은 제수용으로도 많이 쓴다. 고향이 남해군인 우리도 제사나 명절 때마다 서대구이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인접한 여수시와 달리 남해에서는 서대를 회로 무..

맛집 기행 20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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