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블로그 컨설팅

블로그를 정말 모르는 분들만 보세요

기록하는 사람 2009. 4. 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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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자가 다 블로그를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하고 싶은 사람만 해도 족하다. 그러나 아직 블로그가 뭔지, 그게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지, 그걸 하면 좋은 게 뭔지, 어떻게 하는 건지를 몰라 못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블로그를 하면 좋은 게 뭘까? 첫째, 부수입이 짭짤하다. 블로그를 어느 정도 하다보면 누구나 '구글 애드센스'라는 광고를 자기 블로그에 붙여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수익은 블로그를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 얼마나 많은 방문자가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많은 경우 월 100만 원 이상을 버는 사람도 있고, 1000원도 못버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적어도 월급 들어오는 예금통장의 이자수입보다는 많을 것이다.

'구글 애드센스' 말고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 광고는 여러가지가 있다. '다음 애드클릭스'도 있고 '링크프라이스'라는 것도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책광고를 자기 블로그에 달아두면, 그걸 클릭하거나 책을 구입하는 데 따라 적립금이 쌓이는 것도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문상환 교선부장의 블로그. http://blog.daum.net/mshskylove


둘째, 노후대책도 된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일주일에 한 두 건씩만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고 치자. 아마 수천 개의 글이 쌓일 것이다. 그러면 검색을 통해 그 글들을 보러 오는 방문객도 상당할 것이다. 소일거리도 되고, 용돈벌이도 된다. 외롭지 않아도 된다.

세째, 블로그를 하면 저절로 내 삶의 기록이 된다. 나이 들어 이것만 정리하면 책을 출판하거나, 자서전을 낼 수도 있다. 사람이 한 평생을 살다 가면서 책 한 권 정도는 남기고 떠나야 할 것 아닌가?

네째, 세상을 바꾸는데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억울한 일을 호소하기 위해 유인물 배포작업을 해본 사람은 안다. 한나절에 1000장도 돌리기 어렵다. 그러나 블로그를 하면 가만히 앉아서 수천~수만 명에게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도 새로운 인맥을 쌓아 전국 곳곳에 친구를 가질 수 있고,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지극히 좁은 울타리 속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블로그를 하면 내 일상의 울타리 안에선 전혀 만날 수 없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인터넷에서 가장 쉬운 게 블로그

그런 일들이 가능한 것은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발명된 어떤 것보다도 쉽고 대중적이며, 사람과 사람간의 연결망이 뛰어난 도구가 바로 블로그이기 때문이다.

물론 블로그가 나오기 전에도 개인이 홈페이지를 운영할 순 있었지만, 그건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카운터나 게시판 하나 생성하여 붙이는 것도 업체나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야 했다. 그렇게 힘들여 만들었다 하더라도 홈페이지는 인터넷이라는 망망대해의 고립된 섬에 불과했다. 어쩌다 표류한 어선이 잠시 정박하거나, 원래 아는 사람이 즐겨찾기를 해놓고 오는 경우 외에는 방문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블로그를 만드는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도 홈페이지 게시판과 달리 세련된 인터넷신문처럼 손쉽게 편집해 올릴 수 있다. 아래아한글에서 문서작성을 하고 사진을 삽입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편집툴이 블로그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돈도 전혀 들지 않는다.

지역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 http://metablog.idomin.com/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블로그의 기능은 RSS(정말 간단한 공동배포라는 뜻)라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그냥 자기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발행' 또는 '전송'할 수 있다는 게 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그러려면 각 메타사이트에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그 역시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블로그를 만든 후 좀 운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런 메타사이트를 활용하면 자기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순간, 동시에 '경남도민일보'는 물론 '다음 블로거뉴스',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믹시', '오픈블로그' 등에 내 글이 전송된다.

RSS는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구독'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공통의 관심사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노동자들의 블로그를 한데 묶어 우리가 아예 메타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다.

이를테면 '창원노동자'라는 메타사이트를 만들어 창원지역 노동자들의 블로그 RSS를 등록해놓으면 그들이 쓰는 글들이 이곳에 실시간으로 수집돼 보여진다. 그러면 창원지역 노동자들의 블로그연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이는 여론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이트로 성장할 수도 있다.

그런 메타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마치 포털사이트에 카페 하나를 만드는 것처럼 쉽다. 올블로그의 '블로그카페'(
http://cafe.allblog.net)를 활용해도 되고, '날개'(http://www.wingz.kr)라는 설치형 메타블로그를 이용해도 된다.(개설 사례를 보려면 http://grasslog.net/home/)

풀뿌리 시민단체의 메타블로그. http://grasslog.net/home/


네이버만 피하면 아무 블로그나 좋다

그럼 어디에서 어떻게 블로그를 개설하면 될까? 네이버, 다음, 네이트, 구글, 야후 등 모든 포털사이트는 회원가입만 하면 공짜로 블로그를 제공한다. 또 블로그 전문회사에서 제공하는 티스토리나 이글루스 블로그도 있다. 이들 중 아무거나 골라잡으면 된다.

하지만 그 중에서 네이버만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네이버는 블로그를 네이버 안에만 묶어두려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올리거나 출세하는데 한계가 있다.

나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쓰고 있는데, 이건 그냥 회원가입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존 블로그로부터 초대장이라는 걸 받은 사람만 개설할 수 있다. 초대장이 필요하면 내가 좀 많이 갖고 있으므로 언제든 이메일로 요청하면 보내드릴 수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혼자가 아닌 여러명이 공동관리자 또는 공동편집자로 참여해 팀블로그로 운영할 수도 있고, 독립적인 도메인을 쓸 수 있으며, 블로그 콘텐츠를 백업해둘 수도 있다. 광고도 마음대로 붙일 수 있다. 또한 포털 다음(Daum)의 자회사이므로 여러가지 기능이 연동돼 좋은 점이 많다.

블로그는 '자료 창고'가 아니다

블로그는 일단 개설부터 하는 게 중요하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잘 쓰는 것보다 진솔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 길게 쓸 필요도 없다. 그냥 단상만 올려도 된다. 뉴스를 보다가, 드라마를 보다가, 토크쇼를 보다가 열받는 일이 있으면 내가 왜 열을 받았는지 그냥 블로그에 올리면 된다.

다만 남의 글을 퍼와서 그대로 올리는 것은 금물이다. 블로그는 내가 세상을 향해 발언하고자 하는 도구이지, 자료창고는 아니기 때문이다. 자료창고가 필요하다면 비공개카페를 개설해놓고 거기에 쌓아두고 활용하면 된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미디어'이고, 그것도 '1인미디어'다. 단체나 조직의 블로그 개설에 앞서, 그 단체에 일하는 간부 개개인의 블로그부터 개설해 운영해보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그리고나서 경험이 쌓이면 단체의 팀블로그도 만들어보고, 개인블로그들을 묶어 메타사이트도 만들면 된다.

우선 금속노조에서 블로그에 관심있는 조합원들을 위한 '블로그 강좌'를 개설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면 부족하나마 나도 기꺼이 한 강좌 정도는 맡아드릴 수 있다. 다른 좋은 강사분들도 소개해드리겠다.

단, 이 강좌에는 상근 간부들의 수강이 필수다. 요즘 각 단체의 상근 간부들을 보면 제각기 너무 잘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작 자기들이 마련한 강좌에 자기들은 참석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일단 시작해보자. 블로그를 하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가 발행하는 <금속경남>에 쓴 글입니다. 블로그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동기부여의 목적으로 쓴 글인만큼 약간의 낚시성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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