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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우후죽순 골프장, 문제는 없나

골프장, 정말 짓기만 하면 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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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은 과연 돈이 되는 것일까.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골프장을 짓기만 하면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업체들이 빠끔한 곳만 있으면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골프장 건설에 열을 올려왔고, 그 땅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주민의 원성을 뒤로 한 채 업체 편을 들어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랬다. 돈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기를 쓰고 골프장을 지으려 하겠는가. 실제로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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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개장한 레이크힐스함안CC. /김범기


취재팀은 우선 경남도내에서 운영 중인 13개 골프장 업체들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경영실적을 분석해봤다.

◇경남 골프장 적자 532억, 흑자 236억 원

이들 중 2007년에 흑자를 낸 곳은 7개 업체였고, 적자를 낸 곳은 6개 업체였다. 7개 업체의 총흑자 규모는 236억 원, 6개 업체의 총적자 규모는 532억 원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당기순손실이 이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던 것이다.

2006년에는 어땠을까. 12개 업체 중 7개 업체가 흑자였는데, 그들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174억 원이었다. 그러나 적자를 낸 4개 업체의 총 손실은 228억 원원으로 역시 전체적으로 손실이 훨씬 많았다.

경남의 골프장만 그런 것일까. 신라천년의 고도 경주를 끼고 있어 골프장이 훨씬 활성화돼 있는 대구·경북지역도 알아 봤다. 24개 골프장 업체 중 확인이 가능했던 18개 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10개 업체가 적자였다. 액수 또한 적자가 훨씬 많았다.

국내 최대의 관광지인 제주도는 또 어떤가. 이 지역은 훨씬 심각했다. 24개 업체 중 무려 2/3에 달하는 16개 업체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던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골프장 업계에서 18년 간 잔뼈가 굵었다는 도내 골프장의 관계자는 이렇게 진단했다.

"현재 전국에 280개 골프장이 있는데, 추진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2~3년 안에 400개가 넘게 된다. 그러나 인구 정체현상과 함께 골프인구도 너 늘어나지 않고 있다. 거의 포화수준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미 수도권에 있는 골프장도 토요일을 빼고는 평일이나 일요일엔 부킹이 어렵지 않다. 수도권이 그러니 비수도권 지역의 골프장은 그 지역의 골프인구가 확 늘어나지 않는 한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이미 현재의 골프장 숫자 만으로도 과잉공급이라는 것이다. 그는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했을 경우, 대개 약관에 의해 5년이 지난 후 본인이 요청하면 반환해줘야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상당수 골프장 중 반환시기가 도래하면 줄줄이 도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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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클럽하우스. /김범기


다른 골프장 관계자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역시 도내 한 골프장 사장의 말이다.

"제주도의 경우 2002년께 골프장이 11∼12곳이었다. 관광수요 증대 등의 차원에서 제주도가 골프장 허가를 많이 내줬다. 이런 탓에 현재 제주지역 골프장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5년 내 회원권 반환시기가 돌아오는 골프장 중 일부는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권을 1억 원으로 봤을 때 반환 청구가 10명만 들어와도 10억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신규로 개장한 회원권 분양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역시 한 골프장 사장의 말이다.

"우리도 300명 목표로 분양중인데, 겨우 200명 넘었다. 신규 골프장은 더 어려울 것이다. 제주도는 지금도 분양중이다."

두 사람 모두 이구동성으로 한 말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경쟁적으로 골프장을 유치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 신규 조성되는 골프장은 그 지역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기존의 골프장들도 인력 감원과 아웃소싱 등을 통해 원가절감에 나서지 않으면 지금의 흑자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물론 이들 골프장 관계자의 이야기는 추가 경쟁자가 더 생기는 걸 우려한 엄살일 수도 있다.

◇골프장 입장객 수도 갈수록 감소

그래서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봤다.

2006년 12월 한국레저관광개발연구소가 당시 문화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제출한 '국내 골프장 수요 예측에 관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의 홀당 내장객 수는 2002년 이후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또 18홀로 환산한 골프장 2005년 내장객 수도 7만9974명으로 2004년 8만6076명보다 6102명이 감소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골프장 실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일본 역시 "1개소 골프장당 입장객 수는 경기 불황 등으로 내장객 수가 감소하면서, 1990년의 5만2361명에서 2001년 3만6776명, 그리고 2002년에는 전년보다 2.3% 감소한 3만5939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골프장 수도 2002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03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장 최근의 자료도 찾아봤다. 신학용 국회의원(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국회예산정책처가 제출한 '골프장 건설로 인한 지자체 재정 확보 및 지역경제 발전 효과'라는 제목의 조사분석보고서도 국내 골프장(회원제) 1개당 연간 내장객 수가 2006~2007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2년 9만6255명에 이르던 숫자가 2007년에는 8만6560명으로 무려 1만 명 가량 줄었던 것이다.(표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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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런 분석을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첫째, 상공회의소 등은 골프장 건설 및 운영을 통하여 큰 경기부양 효과가 있으며, GDP를 증가시키고 세수를 확보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어 골프장 건설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서 주로 도구로 사용되는 산업연관분석은 본질적 한계로 인하여 경제적 파급효과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파급효과는 꼭 골프장을 건설해야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건설업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 동일한 효과가 발행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파급효과는 골프장이 연간 106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연간 내장객이 9만300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 것인데, 골프장 건설이 크게 늘어나면서 2003년부터 이미 골프장 1개당 연간 내장객수가 이미 감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골프장 건설이 증가하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골프장 수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일본의 경우처럼 도산하는 골프장이 속출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골프장 건설로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함은 물론, 골프장의 자연환경 복원 등에 대한 재정 부담만을 안을 수 있다.

이처럼 적자에 허덕이는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전망 또한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가 골프장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세금수입을 통한 재정 확보를 기대하고 있으며, 골프장 업체 입장에선 좀 더 좋은 입지에, 더 좋은 시설로 골프장을 개장하면 장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주엔 과연 지방자치단체의 기대처럼 골프장이 지방재정과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 허와 실을 따져볼 예정이다.

 /김주완 김범기 기자

경남 도내에서 운영 중인 15개 골프장 13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지난해 총 532억여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민일보> 골프장 취재팀이 해당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낸 곳은 △창원CC(-1억 원) △김해 정산CC(-35억 원) △양산 에덴밸리CC(-339억 원) △레이크힐스 함안CC(-93억 원) △힐튼남해CC(-33억 원) △합천 아델스코트CC(- 31억 원)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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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진주CC(4억 원) △진해 용원CC(20억 원) △김해 가야CC(45억 원) △양산 통도파인이스트CC(125억 원) △양산 동부산CC(10억 원) △양산 에이원CC(19억 원) △창녕 부곡CC(13억 원) 등 7개 업체로 총 흑자액은 236억 원이었다.

2006년에도 △창원CC(-5억 원) △김해 정산CC(-64억 원) △양산 에덴밸리CC(-96억 원) △레이크힐스 함안CC(-63억 원) 등 4개 업체가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역 골프장뿐 아니라 인근 대구·경북지역은 더 심각했다. 총 26개 골프장을 24개 업체가 경영하고 있는 대구·경북의 경우, 확인 가능한 18개 업체 중 절반이 넘는 10개 업체가 적자를 기록했다. 또 국내 최대의 관광지인 제주도의 23개 골프장 업체 중에서도 3분의 2에 이르는 16개 업체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조성 당시의 금융비용이 적자의 1차적 이유이지만, 골프 수요에 비해 골프장이 과잉공급된 것도 주요한 이유"라면서 "자치단체가 세수 증대를 내세우며 마구잡이로 인·허가를 내주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경남에는 이미 운영 중인 15개 골프장 외에도 24개 골프장이 추가로 건설 중이거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14개 골프장이 더 추진될 예정이어서 과잉공급에 따른 경영악화와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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