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후원 기업 자녀들과 함께한 세 번째 습지 생태·문화 기행에 대한 아이들의 소감을 알아보는 차례입니다. 


그날 밀양 표충사와 밀양댐을 거쳐 양산 신불산습지까지 두루 둘러보면서 학생들은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요? 어쨌거나 세 번째 길에서는 "오늘 찾아가는 표충사가 습지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같은 질문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답니다. 


아시는대로 절간은 대부분이 물 좋고 경치도 좋아 흔히들 명당이라는 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표충사가 자리잡은 터전도 마찬가지랍니다. 재약산 꼭대기에 있는 고산습지 산들늪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표충사를 끼고 사철 흘러내립니다. 


1. 표충사도 습지 없었으면 존재하기 어렵다


표충사 우화루에 올라.


이처럼 사명대사를 모시는 사당이 들어서 있는 표충사의 명성도 습지와 맞물려 있지만, 이를 알고 있거나 관련지어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재약산 산들늪-옛날에는 사자평이라 했던-이 없었다면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과연 그렇게 많은 승병들을 훈련할 수 있었을까?" 


습지 탐방을 나섰던 아이들은 훗날 표충사를 떠올릴 때마다 어쩌면 부처님 모습보다 이 한 마디를 더 선명하게 떠올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날 표충사에서 함께 눈여겨봤던, 사천왕문에서 두 사천왕에게 짓밟히고 있던 여자상 그리고 대광전 앞 시원하게 트여 있는 우화루보다도 말입니다. 


사천왕문에서 사천왕 발에 깔린 여자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나들이에서는 날씨가 절반 넘게 부조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표충사와 신불산 습지를 찾아나섰던 길이 꼭 그랬습니다. 무더위가 한풀 가신 제법 선선해진 바람결이 표충사 오솔길을 걷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길가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줍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들을 보니 뭐니뭐니해도 노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세상이 없는 듯했습니다. 


표충사 이르는 오솔길에서.


"표충사에서 몸에 좋다고 하는 물을 마셨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몸을 맑게 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매일 매연이나 안 좋은 공기를 마시다가 시원하고 좋은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풀리는 느낌이 났다."(호계초등학교 5학년 김민성) 


2. 고산습지 탐방에는 내리는 비가 안성맞춤


나름 화창하던 날씨가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흐려지더니 드디어 빗줄기를 굵게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밀양댐 전망대에 들러 아래쪽 흐르는 물을 바라볼 때는 한 방울씩 떨어졌는데 신불산습지 들머리 양산 에덴밸리 관리동 앞에 도착했을 때 빗줄기가 한층 굵어져 있었습니다. 


밀양댐 전망대에서. 연출한 모습이지요.


하지만 이런 날씨가 고산습지 탐방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 돼줬습니다. 이래서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는 모양입니다. 흐린 날씨는 늦여름(또는 초가을) 늦더위를 가시게 했으며 내리는 비는 어쩌다 솟아나는 땀방울까지 씻어내 줬던 것입니다. 


그동안 습지 생태·문화 기행을 다녔던 세 곳 가운데 이번에 둘러본 신불산습지는, 이를테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돌직구'라 해도 무방하겠다 싶습니다. 


달포늪. 가운데 짜작짜작 말라가는 물기가 조금 남아 있습니다.


습지의 아름다움에 더해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해줬습니다. 빗속에 신불산을 오르내리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생생하게 담아낸 아이들의 글에서도 그런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습지 탐방 가는 날 비가 많이 왔다. 비옷을 입었지만 옷과 머리가 젖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 올라와서 습지(달포늪)의 모습을 보니 보람이 있었다. 경치는 정말 아름다웠고 여러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다시 한 번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됐던 계기가 된 것 같다. 비록 올라가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구산중학교 2학년 이옥해) 


안개 속에 풍력발전기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신불산습지 들머리입니다.


3. 그리 험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험하다 여기고


"신불산 습지 가는 길은 험했다.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는데 습지에 가니까 정말 멋졌다. 오래 걷는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멋진 풍경이 맘에 들었다. 안개 때문에 많이 보이진 않았지만 기억에 영원히 남을 멋진 모습이었다. 우리가 언제나 소중히 다루고 아끼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습지다."(석동초등학교 3학년 김예은) 


"습지는 낮은 곳에만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양산 신불산에 있는 습지는 달랐다. 고산습지였기 때문에 높은 곳에 위치하였다. 높은 곳에 습지가 있는 이유는 땅이 딱딱하여 물이 모여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올라갈 때 힘들었던 기억이 사라졌다."(석전초등학교 6학년 김보민)


신불산습지 네 곳 가운데 으뜸인 달포늪을 보러 습지보호지역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오늘 간 신불산 고산습지는 정말 예뻤다. 비가 와서 군데군데 안개가 꼈는데 정말 산신령이 떡 하니 돌 위에 앉아있을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생강 냄새가 나는 나무도 보고 토종 끈끈이주걱도 보았다. 끈끈이주걱이 꽤 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척 작았다. 


'곰솔' 해설사 아저씨 말로는 자기가 몇 해 전 처음 왔을 때는 지금보다 습지가 두 배는 넓었다고 한다. 습지가 그만큼 줄어든 걸 보면 정말 슬프다."(삼정자초등학교 6학년 강지오) 


4. 신불산 고산습지에서 "눈이 완전 호강을 했다."


"한낱 작은 물방울이 거대한 물방울(빗방울)이 되었을 때 우리는 신불산 습지에 도착했다. 그냥 지금까지 갔었던 습지랑 같겠지 생각했다. 우리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허가를 받아서 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갔다. 들어가니 그곳엔 형형색색의 버섯들과 이름 모를 풀들이 한 가득이었다. 


안개 속에서 달포늪 둘레를 걸어보는 아이들. 바닥에는 생명을 다하고 스러진 풀들이 수북하게 깔려 있어서 푹신푹신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특별했던 풀은 오이풀이었던 것 같다. 냄새를 맡아보니 오이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멸종 위기라고 보호를 받고 있는 끈끈이주걱도 보았다. 사람이 손대지 않은 곳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였다."(석동초등학교 6학년 김예지) 


"신불산 습지를 간다고 했을 때 그냥 걷고 오겠지 생각했다. 짧은 거리인데도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오이냄새가 나는 풀, 벌레를 퇴치해준다는 풀 버섯, 그리고 야생 파리지옥이라고 하는 끈끈이주걱을 보았다. 나는 파리지옥이 그렇게 작은 줄 몰랐는데 신기하였다. 


달포늪 조금 못 미쳐 있는 커다란 바위에 올라.


창원에서는 보지 못할 풍경을 보아 신기하였다. 출입금지구역을 들어가기 전에 '곰솔' 선생님이 뱀·멧돼지가 나올 수 있다고 하여 나름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용남초등학교 5학년 김혜리)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신불산 고산 습지에 갔다. 비가 많이 왔지만 그래도 출발했다. 우비를 입고 가는데 풍력발전기도 보고 가면서 생강 레몬향이 나는 식물도 보았다. 살쾡이와 고라니의 흔적인 똥도 보고 귀뚜라미도 봤다. 


생강나무 잎을 따는 모습.


아주 큰 바위에 올라도 가보고 길을 잘못 가보기도 하면서 달포늪에 도착했다. 구름이 껴 있는 달포늪은 정말 멋졌다. 눈이 완전 호강을 했다. 오늘은 비가 왔는데 올라가면서 힘들었지만 아주 유익한 경험이었다."(장천초등학교 5학년 신유민) 


안개 자욱한 비내리는 신불산 습지의 몽환적인 풍경을 다시 볼 기회가 이 친구들에게 있기는 할까요…. 어려서는 공부에 쫓기고 자라서는 업무에 쫓기고. 또 결혼하면 이런저런 권리의무 행사에 바쁘고. 그러다 늙어지고, 늘어지면 다니기 어렵고.


달포늪 둘레 수풀에 나 있는 길. 여기 물 먹으러 오는 짐승들이 냈습니다.


날씨 덕분에 쉽게 볼 수 없었던 귀한 광경을 눈에 담으며 특별한 경험까지 하게 된 아이들은 다음 습지 생태·문화 탐방 때는 한층 넉넉해진 마음과 눈으로 습지를 바라보게 될 것 같습니다.(여기 나오는 '곰솔'은, 아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산들생태놀이터 선생님 한 분의 생태 이름이랍니다.) 후원/경남은행·농협경남지역본부·STX그룹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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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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