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라며 토목 공사를 해대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 날은 바람이 거세게 불어 작업 현장 모래가 엄청나게 날렸습니다. 구름과 모래바람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밀양시 하남읍 수산쪽 공사 현장. 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모래가 도로와 밭, 민가가 있는 남서쪽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본포다리 옆 옛날 나루터 자리, 찻집 '알 수 없는 세상'이 있던 곳. 창원시 대산면 수산 다리 아래 공사 현장. 바람에 날린 자취가 바닥에 있습니다. 첫 사진에는 불도저가 나와 있지만 나중에는 이것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래 바람에 세게 자주 일면 햇볕을 가려 농작물 자라는 데 크게 나쁜 영향을 줍니다. 가축들에게도 당연히 좋지 않고 사람에게 또한 좋을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고 섰습니다. 그랬더니 날리는 모래에 얼굴이 따끔거렸습니다. 잠깐 실수로 입을 벌렸더니 입에서는 금세 버석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이 매운 추위를 한층 더 맵게 했습니다. 장갑을 끼고 목도리를 둘렀는데도 바로 손이 시려 왔습니다.
본포다리에서 수산다리까지 창원쪽으로 한 시간정도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 살아오는 동안 이보다 더한 모래바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돌아왔을 때는, 허파가 뻑뻑해져 있다고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저녁에 창원에서 만난 선배 한 분이, '왜 이리 갑자기 머리가 많이 셌느냐'고 물었을 정도로 모래를 뒤집어썼습니다. 장갑과 목도리와 겉옷은 물론 속옷에서조차, 이튿날 아침 몸을 씻을 때까지 모래 냄새가 풀풀 날렸습니다.
문제는 이런 모래 바람 피해를 낙동강(4대강) 살리기 사업에 앞서 진행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전혀 예측조차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피해 방지 대책이 없습니다. 농민들과 지역 주민들이 이런 재해 앞에 그대로 아무 대책없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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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낙동강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동성이 없어 혼자서는... 미쳤다고 할까봐..
그러셨군요~~ 낙동강 강바람이 예사가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다음날은 잠잠했다고 그럽니다.
정말 지독한 모랫바람입니다.
저도 16일 낙동강에 나갔다왔는데,
해평습지에 불어오는 바람은 엄청났고,
그로 인해 파헤쳐진 모래산의 모래가 창공으로 열심히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주변 농가 특히 비닐하우스 농가짓는 농가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미친 삽질의 현장입니다......
앞산꼭지님, 앞산도 낙동강도 '꼭' '지'켜야 하는데 말이지요. 이 시대가 참 갑갑합니다요.
답답한 양반들!!! 지금 너네가 살고있는 아파트 지을때는 무공해로 지었냐? 과정을 이해해야지 뭐 막무가내로 까대냐.
과정으로 이해한다 해도 그에 따른 손해 배상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동네 사람들은 뭐라나?
도가 터졌는가보다.
저래도 참고 살아야 한다고?
하긴 동네사람들한테 로비를 해서 입을 닫고 있다고 합니다만....
고맙습니다. 선생님. Orz.....
비밀댓글입니다
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
추줍그로, 그 다음날 아침에나 씻었습니까? 그럼 그날 밤에는 그 옷 그 몸 그대로 집에서 뒹구셨다는 결론? 글읽기의 혁명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 글의 결론은 김훤주 기자는 더러운 것은 몰라도 결코 깨끗하진 않다? ^^
^^ 그날 저녁에 얼굴이랑 손이랑 발이랑은 씻었어요. 하하. 속옷은 아니지만 겉옷은 갈아 입었고.
'글읽기의 혁명적 관점'이 아주 훌륭하시네~~~ 랄랄라.
황사 공해가 따로 없네요....몽골 중국 고비사망등에서만 오는 황사로 해마다 피해를 입고 있는 우리가 이제
는 황사를 자체 생산하는 생산 국이 되었네요....희토루나 생산하려 하지 않고선...아 갈수록 세상 살이가 힘
들어 지는 구나...다 말로는 살기 좋은 더 잘사는 세상을 만든다고 떠벌리는데....실상은 빠꾸 또 네요...
"황사 생산국"이라, 표현이 좋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