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언론, 블로그 강의

지방선거 여성후보들 블로그 살펴봤더니…

기록하는 사람 2010. 4. 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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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후보와 참모교육

어제(4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 다녀왔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상임대표 김경미)가 주최한 '6·2지방선거 여성후보 및 참모 교육 - 우리 후보 당선시키기' 프로젝트에 강의를 위해서였다. 내가 맡은 주제는 '선거 블로그 운영 노하우'였다.

사실 이 주제로 후보자와 선거참모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기엔 시기가 좀 늦은 감이 있다. 블로그는 선거를 한 두 달 앞두고 급조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만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는 게 익숙해진 요즘, 후보자의 신상정보와 가치관, 정책·공약 등을 소개하는 웹페이지 하나 없이 선거에 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모든 후보자가 짧은 시간 내에 파워블로거가 될 수는 없지만, 블로그의 기본적인 특성은 알고 운영하는 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미디어 도구로써 블로그의 특장점을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설명 과정에서 우리나라 최대의 포털인 네이버가 한국에 블로그를 들여오면서 어떻게 '미디어 기능'을 거세시켜버렸는지, 그리고 불법 펌질문화를 만연케 했는지를 이야기했다. 강의를 듣는 분들 중 대부분이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고, 네이버가 길들인대로 스크랩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신문기사를 무단으로 퍼와 게시해선 안되는 이유, 굳이 자신이 나온 기사를 소개하려면 기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붙인 후 해당 기사의 주소를 아웃링크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1시간 30분의 강의시간 중 후보자 개개인이 개설·운영 중인 블로그를 열어보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시간이 모자랐다.

결국 메타블로그 활용방안, 후보 이름이 잘 검색되기 위한 방법, 제목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는 것으로 강의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수강했던 후보들의 블로그에 대한 단평과 조언을 미리 메모해갔던 그대로 여기에 올려둔다.

박정자 영등포구 무소속 http://cafe.daum.net/pjj8746 : 회원 10명, 카페의 효용성 고민해봐야. 의정활동, 구정질문 등에 대한 자료가 있을 법 한데, 없음. 카페는 지지자나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도록 하고 후보자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좋을 듯. 

김순미 서울시(관악) 한나라당 http://blog.naver.com/soonmiki : 날짜를 글의 제목으로 하는 건 독자를 고려한 제목이 아님. '000를 방문했습니다' '누구와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등이 좋을 듯. 네이버 블로그의 한계, 메타블로그와 SNS를 전혀 활용 하지 않음.

목소영 성북구 민주당 http://blog.naver.com/mok_soyoung : 오마이뉴스, 여성신문 등 무단 펌글 문제,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후보자 교육 포스트 눈길, SNS와 메타블로그 활용하면 좋을 듯

김미정 오산시 민주당 http://blog.naver.com/osanlady : 스킨디자인이 후보자 블로그답지만 무단 펌글은 문제, 제목도 아쉬움, 네이버의 한계, 역시 메타블로그와 SNS 활용 못함. 

손화정 동작구 민주당 http://blog.daum.net/malmsey : 역시 펌글 문제, 우리동네 이야기 눈길, 역시 SNS 활용 못함.

문명희 서울시(도봉) 한나라당
http://blog.naver.com/dobong9004 : 사진만 있고 글이 없다는 게 한계, 역시 메타블로그와 SNS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

우옥란 인천남구 바 한나라당 http://www.cyworld.co.kr/wor5204 : 싸이는 한물 간 사적 네트워크에 불과, 공적 네트워크가 필요한 공직선거 후보자의 사이트로는 부적절해보임. 블로그로 바꾸는 게 좋을 듯.

황효진 안산 라 한나라당 http://blog.daum.net/thinkansan27  : 스킨도 깔끔하고, 가능성이 엿보이는 콘텐츠 생산능력과 글쓰기, 글이 많진 않지만 후보자에게 호감을 갖도록 만드는 재미있는 글들이 눈이 띈다. 메타블로그와 SNS로 확장이 필요할 듯. 

안숙현 송파 차 민주노동당 http://smallsky.tistory.com : 티스토리, 가장 블로그다움. 다음뷰와 믹시 등 메타블로그 활용. 다만 스킨이 너무 아마추어로 보임. 좀 꾸밀 필요가 있음. 사진이 없이 글만 있는 게 많음. 프로필 사진 사이즈를 줄이지 않고 원본파일 그대로 올려놓은 바람에 용량이 너무 큼. 따라서 페이지 로딩속도에 영향을 줄 정도. 사이즈를 줄여 다시 올릴 필요가 있음. 글 주소를 문자형식으로 나오고 있는데, 숫자형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음.

경영숙 양천구 민주당 http://blog.naver.com/yes6482 : 이제 막 개설한 듯 포스트가 없음. 따라서 어차피 지금 시작하는 거라면 아예 티스토리나 다음에서 시작하는 게 좋을 듯.

여용옥 관악 나 민주노동당 http://blog.naver.com/yyok04 : 많은 글들이 있는데, 그 중 상당수가 남의 글을 스크랩한 것이라는 게 좀 아쉬움. 직접 쓴 글들 중에서는 좋은 글이 많은데, 다만 제목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듯. 예를 들어 '아침활동'이라는 제목의 글은 '웃어주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라는 식으로 바꾸면 훨씬 좋지 않을까? 또한 '부활절 즉석의회교실'이란 제목도 '아이들에게 구의원이 뭔지 질문을 받았습니다'라고 고치면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리고 메타블로그를 활용하지 않아 네이버 안에서만 묶여있다는 것도 한계.

김연선 중구 한나라당 http://blog.naver.com/kysnyou : 100개가 넘는 글들이 있는데, 상당수가 신문 기사 펌글이라는 게 아쉽다. 제목들이 한결같이 너무 딱딱하다. 프로필 사진의 사이즈가 보여지는 것보다 작아서 깨끗해보이지 않는다. 역시 메타블로그와 SNS를 활용하지 않고 있음.

전반적으로 네이버 블로그가 많았다. 오랫동안 네이버에서 운영을 해왔고, 많은 글이 누적되어 있으며, 단골방문객이 많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블로그를 다음이나 티스토리로 옮겨 더 넓고 오픈된 공간에서 운영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름대로 블로그 스킨을 공직선거에 나온 후보자답게 꾸며놓은 분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기본스킨을 그대로 사용하는 분들도 많았다. 아는 사람들 중 웹디자인을 좀 하는 분을 찾아 부탁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는 개설하여 운영만 한다고 하여 단시일 안에 많은 방문객이 생기지 않는다. 꾸준하고 성실한 운영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강의를 수강하신 후보자들께서는 선거 때만 반짝 운영하고 내버려두는 블로그가 아니라, 선거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역유권자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잘 활용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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