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동네 소식

5년만의 폭설, 출근길 생고생하는 사람들

기록하는 사람 2010. 3. 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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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도시 마산에서 오늘 같은 눈(雪)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끔 눈발이 휘날리는 경우는 있어도 금새 녹아 없어지기가 일쑤였는데, 오늘은 2~3cm 가까이 쌓여버렸더군요.

뉴스를 보니 2005년 3월 이후 이만큼 눈이 쌓인 적은 5년만에 처음이라는군요. 그래서인지 서울 등 중부지방 사람들에겐 별 일도 아니겠지만, 이곳 마산에서는 2~3cm의 눈에도 직장인들의 지각이 속출했고, 경남도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학교가 임시휴업까지 단행했습니다.

학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등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허둥댔고, 다음 등 포털에서는 '경남 휴교'가 인기검색어에까지 올랐는데, 지역일간지인 경남도민일보 인터넷 사이트에는 오전 8시 20분께에야 '임시 휴업'을 알리는 짤막한 기사가 떴더군요.

그래서 저도 늦긴 했지만 8시 10분께 경남 초중학교의 임시휴업 소식을 블로그에 올려놓고, 학교를 쉬게 된 아들녀석(중 3)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눈 속 출근길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습니다.

우선 출근길 눈 속에서 생고생하는 사람들의 모습부터 살펴봤습니다.


제가 사는 마산 산호동 삼성타운 입구입니다. 관리소장과 경비원이 출근하는 차량과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아마 모든 아파트에서 이렇게 했을 겁니다.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 여러분들, 5년 만에 내린 눈을 치우느라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학교들은 임시휴업을 했지만, 그래도 있을 지 모르는 학교 앞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지도에 나선 자원봉사자가 있더군요. 위 사진 오른쪽에 빨간 경광봉을 들고 우산을 쓰신 분이 바로 그분입니다.


마산 자유무역지역(옛 수출자유지역) 후문으로 출근하는 사람들 모습입니다. 학교는 휴업했다고 하지만, 직장까지 빼먹을 순 없죠.


자유무역지역 후문 버스정류소에서 노점을 하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입니다. 눈은 왔지만 이렇게 일찍 나왔더군요. 아들녀석이 오뎅을 사먹으려고 쏜살같이 다가갔습니다만, 아직 끓지 않아서 먹는데는 실패했습니다.


눈 때문에 연착한 버스에 빽빽하게 탄 승객들의 모습입니다. 마산에 살면서 창원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날 거리에서 스노우체인을 감은 자동차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원래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동네다 보니 체인을 준비하고 다니는 운전자들도 거의 없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경찰서 지구대의 경우 비상시에 대비해 스노우체인 쯤은 구비해두고 있는가 봅니다.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 경찰관들이 순찰차에 스노우체인을 감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 한 시간 가량 거리를 걷는 동안 스노우체인을 감은 차량은 경찰 순찰차가 유일했습니다.


경찰관들은 이렇게 스노우체인을 감은 순찰차에 탑승, 계속하여 관할지역을 돌아다니더군요. 혹시 눈 속에서 어떤 사고가 있을 지 몰라 순찰을 강화한 것입니다. 아마 이 순찰차도 5년만에 스노우체인을 감았을 것 같네요.


동네 상가 앞은 이렇게 가게 앞 눈을 치우는 상인들도 많았습니다.


동네 골목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민들이 나와서 자기 집앞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공립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임시휴업을 했지만, 사설 어린이집까지 쉴 순 없겠죠. 그러면 맞벌이 부부들이 더 힘들어지니까요. 그래서인지 이런 어린이집 차량은 골목에서 쉬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도로에서 택시도 평소보다 잘 보이지 않더군요. 괜히 몇 푼 벌기 위해 나섰다 사고라도 나면 더 큰 손해라 싶어 아예 나오지 않은 택시가 많아서 그럴 겁니다. 하지만 눈을 헤치고 나온 택시들도 있었습니다. 한 택시기사분이 횡단보도 앞에서 내려 얼어붙은 눈을 떼어내고 있습니다.


평소 출근길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되는 신세계백화점 앞 길의 모습니다. 차량이 확 줄었습니다.


주유소 직원들도 눈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특히 주유소의 경우 제설작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영업 자체가 어렵겠죠.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는데요. 경비원과 관리소 직원들은 그 때까지도 눈을 치우고 있었습니다. 오늘 눈 속에서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들어가서 따뜻한 커피나 한 잔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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