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여수에서 맛본 돗병어 회, 또 먹고 싶다

기록하는 사람 2009. 7. 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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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여수에서 내 취향에 딱 맞는 술집(식당)을 봤다. 메뉴도 한결같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돗병어(2만 5천 원), 새조개(2만 원), 대창(2만 원), 수육(2만 원), 병어(1만 5천 원), 낙지볶음(1만 5천 원), 갑오징어(1만 원), 소라(1만 원)'

그런데, 그냥 '병어'는 알겠는데, '돗병어'는 뭐지? 아마도 그냥 병어보다는 좀 더 상품인가 보다. 대창과 수육은 무엇의 그것인지 궁금하다. 아마 육고기는 아닌 것 같고, 생선의 그것 같은데 물어보지 못했다.

잠시 후 돗병어 회가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과연 그냥 병어보다는 몸체가 훨씬 커보였다. 맛을 봤더니 그냥 병어보다는 훨씬 기름지고 찰진 맛이었다. 알고보니 돗병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단다.


"살아 있는 걸 회로 친 건가요?" 하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병어는 원래 활어 상태로 나오지 않고, 선어를 회로 먹는다"고 한다. 옆에 있던 일행이 "냉동시켜 놨다가 회로 뜰 걸요"라고 하니 주인장이 발끈하여 "냉동 아니예요. 냉장이예요."라고 받아친다.

예쁘지 아니한가?

지금도 입에 침이...ㅎㅎㅎ

회에 따라 나오는 바지락 조갯국이 시원하다. 또한 서대 무조림도 좀 짜긴 하지만 밥 반찬으로 딱이다. 함께 나온 배추 속잎 등 야채와 밑반찬도 한결같이 정갈하고 개미가 있다. 병어회를 찍어먹는 된장 소스도 참기름과 깨, 파, 꿀, 양파, 고추 등 약 아홉 가지를 버무린 것이라 한다. 고소하다. 초장은 나오지 않는다.

일행 중 한 분이 "이 집은 원래 노란 가오리 회가 주종목인데, 아쉽게도 오늘은 그게 없다"고 한다. 그건 뭘까? 그냥 가오리도 아니고 '노란 가오리회'라고? 먹어보고 싶은 욕구와 호기심이 치솟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에 한 번 더 여수에 와서 먹어보는 수밖에….

돗병어 회는 여기에 찍어 먹는다.

조갯국이 시원했다.


이 식당은 인쇄된 메뉴판이 없다. 위 사진에서처럼 화이트보드에 그날 그날 들어온 재료에 따라 메뉴도 바뀐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바로 이것이다. '오늘은 무슨 메뉴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식당을 찾는 재미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주점이나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모처럼 여수에서 봤을 뿐이다. 이 주점의 이름은 '몽실아지매'였고, 전남 여수시 선원동 금호아파트 상가 1층에 있다. 테이블 여섯 개 쯤 되는 작은 식당이다.

그날 '여수 넷통' 모임의 블로그 강의에 참석했던 분들 중 7~8명이 돗병어와 낙지볶음으로 밥까지 먹었다. 그런데 계산은 그날 함께 있던 분들 중 한창진 선생의 부인이 했다. 얼마 나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돗병어의 부드럽고도 찰진 살맛은 아직 남아 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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