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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화 2

비실비실 소나무에 솔방울 많은 까닭은

아침 일찍 산에 갔습니다. 날씨가 흐렸습니다. 이른 시간대다 보니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산길은 호젓하기만 했습니다. 으스스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꼬이는 산길을 따라 걷다가 등성이를 하나 넘으니 내리막길이 나왔습니다. 이제야 고개 들고 나무들을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가다 보니 군데군데 솔방울 잔뜩 달고 있는 소나무들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웅장하지 못하고 이파리가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아픈 모양입니다. 옛날 같으면 ‘뭐 저렇게 비실거리면서도 열매는 참 많이 매달고 있네, 이상도 하지. 나무한테도 무슨 욕심이 있나?’ 이랬겠습니다만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2002년과 2003년 우리 ‘경남도민일보’에 ‘최송현의 숲과 나무’를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부산대학교와 통합..

일제고사 날 학교 가겠다는 딸

12월 19일 중학교 2학년 다니는 딸 현지랑 책방에 들렀습니다. 가는 길에 현지가 “아빠 나 이번에는 시험공부 안할 거예요.” 이랬습니다. 저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어 “무슨 말이야?” 물었겠지요. “성취도 평가 시험을 친다는데요, 선생님들이 ‘학교 등수까지 나오니까 열심히 해라.’ 이래요. 그런데 범위가 1학기 처음 배운 데부터라서 공부하려니까 짜증스러워요. 저는 오히려 중3 돼서 배울 내용이 공부하고 싶어요.” 저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책방에 가서는 교과 참고서로는 ‘중3’을 골랐고, 학교 공부하고는 아무 관계없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라는 소설책도 샀습니다. 현지는 그 책을 밤새 읽고 이튿날 학교까지 들고 가 읽었습니다. 어제 22일, 아들 만나러 서울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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