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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6

기쁨을 아는 몸과 고통을 아는 몸

'김형률'을 읽었습니다. 아직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우리와 함께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에 핵피폭자가 2만 명 넘게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이들이 낳은 자식(핵피폭2세)이 적어도 1만 명 가까이 되는데 그들 또한 ‘핵피폭에 따른 유전 (위험)’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들 핵피폭1세와 2세에 대한 실태조사가 거의 전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는 사실 또한 제게는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사정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하나씩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이 터진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라 합니다. 김형률은 핵피폭2세입니다. 1970년 태..

황석영이 방배추 앞에선 맥을 못추는 까닭

방배추(본명 방동규), 백기완, 황석영을 일컬어 '조선 3대 구라'라고들 한다. 이른바 방구라, 백구라, 황구라다. 유홍준 교수가 지난 2011년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황석영도 방배추 앞에선 입을 닫는다"고 말했다는데, 과연 그 배경은 뭘까. 방배추 어른이 쓴 는 책을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황석영이 제압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가 황석영한테 ‘야, 너 2개월 노가다 생활을 하고 노동을 안다고 해?’ 하고 물으면 바로 꼬리를 내려버려. 노동이란 내 몸을 굴리지 않으면 바로 굶어죽을 수도 있는, 그렇게 절박하고 가혹한 거야. 먹물들이 몇 개월을 해본 다음에 ‘아, 그거!’ 하는 것과는 너무도 달라. 그건 관념에 불과한 거야. 하긴 그런 경험을 해봤다면서 바닥민중을 잘 안다고 말하고, 노동문제연구소..

중국 한나라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은 뭘까?

만화 그리는 미학자 김태권은 천재이거나 천재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태권이라는 젊은이와 같은 시대에 산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고도 저는 생각합니다. 그동안 김태권이 인터넷이나 단행본을 통해 그려내 보이고 풀어내 보였던 가톨릭·이슬람과 서양 근대 미술, 한나라 등등을 보면서 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었답니다. 1. 와 김태권 실은 김태권이 2002년 에 그림을 그렸을 적부터 그이의 대단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알려진대로 가 출판되면서 그에 앞서 여태 '우리 사회'에 있어왔던 모든 들을 초라하고 남루하고 비굴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장삿속을 빼면 남는 게 없는 그런 치들이라는 것입지요. 는 독창적입니다. 지금도 한 번씩 뒤적거리지만, 다른 는 생각도 못한 게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도 황석영에게 기대를 거는 까닭

대개 전쟁은 너무 쉽게 일어난다. 게다가 전쟁은 민중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그 전쟁의 참화는 고스란히 민중의 몫이다. 당장 59년 전 한국전쟁에서도 수백 만 남북한 민중이 학살되고 전사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여성들이 능욕당하는 참상을 겪었다. 그러나 북쪽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은 털끝만큼의 정치적 손해도 입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전쟁을 철저히 이용했다. 정치적 경쟁자와 반대자를 일시에 제거하고,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구축했던 것이다. 나는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과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희생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민중의 삶을 얼마나 참혹하게 파괴하는지를 절절히 느꼈다. 그래서 나는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를 '분단모순'으로 ..

황석영에게 실망하지 않는 방법

소설가 황석영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에 동행해 이런저런 얘기를 통해 자기 생각을 밝혔다지요. 광주 항쟁을 광주 사태라 했다고도 하고 이명박을 일러 중도·실용이라 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협력을 하겠다고도 했다지요. 세상 사람들이 이를 두고 변절이니 뭐니 하며 실망했다는 얘기를 하지만 저는 전혀 실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14일 아침 에서 황석영 관련 기사를 봤는데 저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황석영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에는 있었습니다. 소설 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문학 작품입니다. 그이의 소설 작법을 꼼꼼하게 읽은 적도 있습니다. 실망은 기대의 반작용입니다. 기대가 있어야 실망을 합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

이문열 황석영의 삼국지와 김구용 장정일의 삼국지

이문열과 황석영이 저마다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를 번역해 ‘삼국지’로 펴냈다지만 실제로 번역했다고는 믿지 않으며, 그래서 저는 읽지 않는다(이문열 황석영 삼국지는 안 보는 까닭 http://2kim.idomin.com/688)고 했더니 근거를 대라는 댓글이 많이 달려 있더군요. 미리 밝히자면, 그이들 삼국지 때문에 그이들을 제가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쓴 이문열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다만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 이문열, 전라도를 무슨 버러지처럼 여기는 이문열은 싫어합니다. 황석영도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무척 좋아했습니다. ‘삼포 가는 길’도 좋고 나중에 펴낸 ‘무기의 그늘’도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객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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