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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 10

인간의 도리 수양, 자연의 이치 풍류

하천과 문화 (2) 황강의 누정(樓亭)문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 황강변에 정자·누각 여럿, 수양·풍류 동시에 누리고우람하거나 소박한 매력,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 대부분 정자와 누각은 강가나 냇가에 들어선다. 위로 산악을 아우르고 아래로 강물을 품는 자리다. 산과 강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 하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한다 했다. 산과 강에서 사람된 도리와 덕목을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누정은 옛적부터 수양(修養)과 풍류(風流)가 함께하는 공간이었다. 수양과 풍류가 떨어져 있기도 했지만 어떤 때는 수양하는 가운데 풍류를 즐기고 어떤 때는 풍류를 즐기는 가운데 수양하기도 하였다. 1898년 봄과 여름 어름에 합천군 초계면 황정리 남계정에서..

합천댐이 만든 별난 래프팅과 수중마라톤

황강은 길이 1,11㎞, 유역면적 1332㎢에 이른다. 낙동강이 경남에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맞아들이는 큰 지류다. 거창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남으로 흘러 합천군에 들고 여기서부터 동으로 방향을 틀어 창녕군이 마주보이는 청덕면 적포리에서 낙동강과 합해진다. 황강이 골짜기 개울 수준을 벗어나 강폭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하천 모습을 갖추는 것은 지금 합천댐이 조성되어 있는 언저리에 접어들면서부터다. 합천댐은 1972년 발표된 4대 강 유역 종합개발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 착공과 완공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2년과 1989년에 있었다. 높이 96m 길이 472m에 총저수량은 7억 9000만t이다. 본댐과 그 아래에 보조댐(조정지댐)이 있는데 홍수 조절이 가장 큰 기능이고 농업·생활용수 공급과 수력 발전도 하..

합천 황강래프팅의 미덕은 무엇일까?

여럿이 배를 타고 급류를 헤쳐나가는 놀이를 래프팅(Rafting)이라 하나 봅니다. 급류를 타기 때문에 짜릿한 긴장감이 흐르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정해진 방향으로 노를 저어 나가야 하기에 협동심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1. 안전함 또는 편안함 경남 합천 황강은 가까운 산청 경호강·덕천강과 달리 급류가 없습니다. 그래서 래프팅에 적당하지 않다 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런 때문에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할 수도 있습니다. 짜릿한 긴장감이 안전보다 더 좋으면 경호강에서 하고 그보다 안전함(또는 편안함)이 좋으면 황강에서 즐기면 되겠습니다. 7월 26일 오후 황강 합천댐 보조댐이 있는 데서 2km 남짓 래프팅(모아 레벤트)을 했습니다. 과연 황강은 흐름이 거세지 않고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거친 물살에 배..

가본 곳 2015.08.02

가장 시원한 합천 황강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노는 물이 다르다. 색다르게 즐겨라!' 합천군이 이번 여름 8월 16일까지 황강 일대를 물놀이 관광상품으로 꾸미고 내건 표어랍니다. 실제 체험해 보기 전에는 그냥 한 번 해보는 말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이틀 동안 황강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물에 들어가 놀아보니 정말 노는 물이 달랐습니다. 풍덩 몸을 통째 물에 담갔을 때는 이런 찌는 더위에도 입술이 파래질 정도였고 강변 흐르는 물에 다리를 집어넣었을 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발목이 시려질 만큼 차가웠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자회사로 문화사업을 주로 벌이는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지난 25~26일 1박2일 일정으로 '합천 황강 체험 팸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창원권과 진주권 '맨파워 있는 주부'와 경남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등 17명이 함께했습니다. ATV(..

가본 곳 2015.07.31

합천활로 ② 정양늪생명길

그윽히 마음 가다듬어 주는 아담한 습지 1. 천연기념물들이 깃들어 사는 정양늪 정양늪은 합천읍 못 미쳐 정양로터리에서 진주 가는 쪽으로 난 도로를 한 100m 정도 가다 보면 왼쪽에 들머리가 나타난다. 정양늪을 이루는 물줄기는 아천천이다. 아천천은 앞서 용주면 즈음에서 발원해 황계폭포를 만든 황계천을 대양면에서 받아들인다. 이렇게 남동쪽으로 흘러내리다가 북쪽으로 방향을 튼 아천천이,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황강이랑 만나지는 너른 지점에 만들어 놓은 습지가 바로 정양늪이다. 합천에는 정양늪을 '호수'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원래는 황강 합류 지점에 길게 흙과 모래가 쌓여 경계가 지어지면서 그런 모양을 띠고 있었다. 그러다가 1988년 합천댐이 들어서고 물살이 느려지는 바람에 바닥이 얕아졌다. 한편으로는 그..

가본 곳 2012.01.10

합천 활로 ① 황강은빛백사장길

여름을 맞아 힘이 넘치는 물길 1. 황강의 땅, 합천 합천은 황강의 땅이다. 북쪽에 해인사를 품은 가야산과 청량사를 안은 매화산 따위 기운찬 산악이 버티고 있지만 역사와 문화, 사람살이로 보자면 합천은 황강의 땅이라 하는 편이 조금은 더 옳다. 먼저 황강은 이웃 고을 거창군에서 발원하지만 합천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강다운 모습을 갖춘다. 합천읍 남서쪽에 있는 합천댐도 1988년 들어서기는 했지만 합천을 합천이게 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가까운 대병면의 악견산·금성산·허굴산 같은 산들이 그다지 높지 않으면서도 명산으로 대접받는 까닭이 다 황강에 이어져 있어 골짜기와 들판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합천을 일러 '황강의 땅'이라 할 수는 없다. 합천 사람의 삶들이 황강과 깊숙이 연관돼..

가본 곳 2012.01.08

풍경이 맑고 깨끗하고 풍성한 황강 둑길

시내버스를 타면 자가용 자동차보다 돈도 적게 들고 에너지 발생도 덜 시키고 환경 오염도 조금만 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할 수밖에 없는 나쁜 짓을 줄이는 셈입니다. 시내버스를 타면 아울러 이웃들 부대끼며 살아가는 정경도 느끼고 산천경개 구경도 여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취지로 2011년 한 해 동안 진행해온 '시내버스 타고 우리 지역 10배 즐기기'가 이번으로 끝납니다. 마지막 나들이는 합천 황강 둑길로 잡았습니다. 합천 청덕면 가현 마을에서 쌍책면 성산 마을까지 이어집니다. 이리 꼬불 저리 비틀 휘어져 흐르는 황강에는 물도 모래도 갈대도 풍성했습니다. 끄트머리에는 이곳 1500년 전 가야 세력 다라국의 역사를 담은 합천박물관도 놓여 있습니다. 2011년 12월 27일 오전 9시 합천버스터미널에 가 ..

가본 곳 2012.01.03

낙동강 망가지면 사람살이는 어떻게 될까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토목 공사로 말미암아 낙동강이 온통 흙탕물이 되고 말았다. 시뻘건 황톳물이 그대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물론 흙탕물이라 해도 정수를 하면 마시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을지도 모른다. 걸러내는 대로 다 걸러질 것이고 다만 투입되는 약품이나 물품 따위가 많이 들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낙동강 흙탕물이 뜻하는 바는 작지 않다. 바로 낙동강이 망가지고 있다는 표상이기도 하고 결국에는 낙동강이 통째로 바뀌고 말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하다. 낙동강이 망가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우리 사는 모습도 크든 작든 망가질 수밖에 없다. 낙동강에 적지 않게 기대고 사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1. 한 번 오르고는 빠지지 않는 채소값 며칠 전 점심 때 들른 밥집에서 주인과 얘기를 나눈 적이 ..

낙동강 물 먹는 부산·경남 사람 불쌍하다

5월 30일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가 낙동강 항공 사진을 세상에 내놓고 이래도 낙동강 살리기 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해야 하겠느냐고 세상에 대해 다그쳤습니다. 사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래 이것인데요, 대구 강정보 바로 아래 금호강이 낙동강이랑 몸을 섞는, 원래는 아름다웠던 곳이랍니다.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서 찍은 사진인데, 공단지대를 거친 오른쪽 금호강은 폐수가 돼 있고, 왼쪽으로 밀려나 있는 본류는 싯누런 흙탕물입니다. 비가 오면 언제나 이렇지만 그렇지도 않은 지금 이런 상황은 강바닥 준설을 지나치게 해서 생긴 것입니다. 바닥을 긁어낼 때는 규정을 지켜 오탁(汚濁)을 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금호강이 합류하는 강정보 둘레만이 아니라 합천보와 함..

연계정 꽃 품에서 낮잠 한 판 때리기

합천에 가면 연당이라는 크지 않은 습지가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말밤(서울 사투리로는 물밤이라 한답니다.)이 실하게 여물곤 하는 곳입니다. 연당 옆에는 전혀 정자 같지는 않고 그냥 오래 된 일반 가정집 같은데 이름이 정자 같은, 연계정(蓮溪亭)이라는 건물이 하나 있답니다. 합천 황강 가에 있는데,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은 말라붙어 버리고 없지만, 조금 옛날에만 해도 여기 연계라는 시내가 있었으리라 짐작되는 그런 곳입니다. 뒤집어 말씀드리자면, 지금은 사라진 연계라는 시내나, 아직도 그 앞에 동그마니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연당이 없었다면 들어서지 않았을 건물이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 말씀드리려는 바는 이 연계정에 있는 모습 몇몇 가지입니다. 먼저 연계정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루 난간에 새겨져 있는..

가본 곳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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